38년 전 오늘… 한국詩의 거목, '구름에 달 가듯' 영면하다

38년 전 오늘… 한국詩의 거목, '구름에 달 가듯' 영면하다

박성대 기자
2016.03.24 05:45

[역사 속 오늘]시인 박목월 별세

시인 박목월./사진=뉴시스
시인 박목월./사진=뉴시스

"북에는 소월(素月·김소월)이 있었거니, 남에 박목월이가 날 만하다… 요적(謠的·민요적) 수사를 충분히 정리하고 나면 목월의 시가 바로 한국시다."

시인 정지용이 문예지 '문장(文章)'에 박목월을 추천하면서 한 말이다. 박목월은 1915년 1월6일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17세 되던 해 아동잡지 '아이생활'에 동요를 투고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의 본명은 박영종이지만 시를 쓸 무렵 필명을 '목월(木月)'로 짓는다. 그가 좋아했던 수주(樹州) 변영로의 호에서 '수'에 포함된 '목'자를 따오고 김소월의 이름에서 '월'을 따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목월은 1939년 '문장'으로 등단할 때 정지용의 찬사를 받으며 문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문학은 드넓은 고향의 자연환경과 어린 시절 겪었던 가난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런 배경 때문에 그의 시는 민요가락의 향토색 짙은 서정과 소시민의 생활 속 소박함과 담담함이 담겨있다. 박목월만의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그는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잘 알려졌다. 1946년 세 사람이 공동으로 내면서 한국 문학에 큰 획을 그은 서정시집 '청록집(靑鹿集)'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록집은 박목월의 시 15편, 조지훈의 12편, 박두진의 12편 등 모두 39편이 실린 3인 시집이다. 이들은 일제 말의 암흑기와 해방공간의 혼란기에 현실에서 초연한 태도로 자연을 소재로 한 시를 담았다.

그는 청록파로 활동하면서도 동시집 '초록별', 어린이 잡지 '아동'을 발간하는 등 아동문학에도 힘을 쏟았다. 그에게도 시련의 시절은 있었다. 1963년 당시 영부인인 육영수의 문학 개인교수가 된 후 그의 전기를 쓰면서 '유신체제 가정교사' '청와대 시인'으로 치부돼 문단에서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목월은 1968년 시집 '청담'으로 대한민국 문학상 본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한양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쓰다 38년 전 오늘(3월24일) '구름에 달 가듯이' 영면했다.

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 남도(南道) 삼백 리/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나그네'-청록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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