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 '오락가락' 속에 탄생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뉴스&팩트] '오락가락' 속에 탄생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김고금평 기자
2016.06.22 07:56

문체부·산업부 협력(?)한 쇼핑관광축제 새명칭의 씁쓸한 생성과정…민간추진위는 들러리?

21일 오전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합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 그간 흩어졌던 주요 한국 콘텐츠인 쇼핑과 관광, 한류 상품을 한데 모으는 대한민국 쇼핑관광축제가 새 이름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로 새로 탄생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지난 4월 28일 국무회의를 통해 이 축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한지 2개월 만에 나온 성과였다.

두 부처는 오전에 뿌린 보도자료의 부제에서 ‘명칭 확정’을 내세우며 전국적 축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보탰다. 오전에 자료를 배포한 두 부처는 오후 4시부터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민간단체 중 한 단체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명칭이 이상하다”며 이견을 제시한 것이다. 당황한 쪽은 산업부. 관광이나 축제 같은 단어들이 주는 어감 때문에 주도권은 문체부가 쥐고 있는 듯했지만, 내용의 상당 부분은 산업부가 실질적으로 이끌었기 때문. 명칭 공모부터 업체들의 참여까지 산업부가 일일이 관여하면서 문체부와 협력으로 시작했던 관계는 산업부의 주도로 모양새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부가 공모를 통해 받은 명칭 5개 중 가장 유력했던 명칭이 ‘K-FESTA’였다. 그러다 내부에서 ‘Sale’를 넣자는 의견에 따라 지금의 확정명칭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의 고위 관계자는 “세일(Sale)이 주는 의미가 쇼핑 중심의 관광으로 일원화될 확률이 높아 반대 의견을 많이 냈지만 그때마다 묵살됐다”며 사실상 양보했음을 시사했다.

민간 업체 참석자가 이견을 표시한 것도 그런 우려의 연장 선상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국민 공모를 통했고,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다”며 “독단으로 한 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산업부의 과도한 의욕만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체부의 실무 담당자들(과장 이하급 공무원)은 변경된 명칭을 21일 오전에야 알았다고 했다. (국장급 이상만 사전에 인지) 합동으로 추진된 국가 축제의 새 이름을 보도자료가 나가는 당일 알았고 뒤늦게 ‘명칭 추후 논의’라는 회의 결과에 따른 새 숙제를 떠안아야 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문체부도 이미 알고 있던 사안”이라고 했다.

이날 위원회의 회의 결론은 ‘새 명칭은 브랜드 전문가에게 맡긴다’였다. 산업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새 명칭이 회의에서 소수의 이견이 나오면서 ‘추후 논의’로 가닥을 잡자, 산업부와 문체부는 이미 낸 보도자료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했다.

4시 회의가 끝난 직후 두 부처는 언론에 ‘새 이름 추후 논의’로 문자를 돌렸다. 그리고 기자가 이의를 제기하자, 1시간 만에 다시 ‘기존 명칭 확정’으로 고쳐 문자를 재발송했다. 부처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고, 오락가락 혼선을 빚은 한심한 정책의 단면으로 비판받기 쉬운 풍경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회의 결과에 따라 ‘추후 논의’를 말했다가 30분만 기다려달라며 바로 “확정”이라고 단언하듯 결론을 내렸다. 산업부가 오랫동안 진행해 온 일이니 큰 주제는 ‘Korea Sale FESTA’로 가고 브랜드 이미지 격인 BI에서 ‘K-FESTA’로 가는 식으로 문체부와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할 땐 어느 한 부처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우기보다, 해당 콘텐츠를 잘 알고 있는 각 부처의 말을 잘 듣고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결국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여러 인재가 머리를 맞대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관광 대국으로 거듭나고, 전 국민이 축제 분위기 속에서 즐긴다는 행복 키워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생성 과정을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묻고 또 묻고 싶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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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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