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소고기 자본주의…당신의 식탁을 흔드는 머니게임

한우 한 마리 값이 1000만원을 돌파하면서 웬만한 경차 값에 육박했다. 그런데 비단 한국뿐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소고기 국제 시세가 폭등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 시사 다큐프로그램 PD 이노우 교스케는 이 소고기값 폭등 이면에 있는 글로벌 머니게임의 실체를 찾아냈다. 일본 국민메뉴인 소고기 덮밥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이를 실마리 삼아 식량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곳곳을 파고든 결과다. 책 '소고기 자본주의'에 자세히 기록됐다.
우선 중국이 먹기 시작했다. 소고기를 잘 먹지 않는 지방의 중화요리점에서 가장 인기리에 팔리는 메뉴도 다름 아닌 소고기 볶음이고, 서양식 스테이크 하우스도 문전성시다. 중국인의 식습관이 어떻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뀌었을까?
답은 자본에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타격을 입은 중국 자본이 너도나도 소고기 수입에 뛰어들었다. 소고기 수요를 진작 하려는 업자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에 소고기 수입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실제 중국인의 식성까지 바꿔 놓고 있다.
소고기값이 뛰고 나면 전 세계적으로 소고기 사육이 늘어난다. 한 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양의 나라' 뉴질랜드까지 '소의 나라'가 될 판이다. 자연히 사료 수요가 늘고 브라질 세라도 초원 등이 새로운 사료 경작지로 개간된다.
물론 소고기와 곡물의 가격 급등의 원인을 중국의 폭식에서만 찾으면 곤란하다. 실은 선진국 금융공학자들이 만들어낸 '커모디티(상품) 인덱스 펀드'가 더 막강한 입김을 발휘한다. 금·원유·소·돼지·커피·옥수수 등 실물자산으로만 구성된 선물 상품 인덱스 펀드가 나오면, 순진한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자금이 무더기로 유입되면서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올라간다.
이 머니게임의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 파장은 여전하다. 이제는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까지 맨하튼의 금융자본의 손길이 드리워지고 있다.
저자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그는 '산촌 자본주의', '어촌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발상을 제안한다. 자연이란 휴면자산을 재이용해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자는 것. 저자는 작지만 성공적인 '산촌 자본주의'의 실례들을 소개하면서 패러다임을 바꿔가자고 호소한다.
독자들의 PICK!
◇소고기 자본주의=이노우에 교스케 지음.박재현 옮김.엑스오북스 펴냄.272쪽/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