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리콜 사태' 선배인 도요타에게 배워라

삼성, '리콜 사태' 선배인 도요타에게 배워라

이해진 기자
2016.11.05 07:00

[따끈따끈 새책]왜 다시 도요타인가…위기의 한국 기업에 해법 내미는 도요타 제2창업 스토리

삼성 이건희 회장은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위기론'을 화두로 삼았다.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 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 지 모른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불과 6년 뒤 삼성은 품질 논란으로 초유의 리콜 사태를 맞았다. '위기론'은 레토릭(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그런데 이 사태를 삼성보다 먼저 겪은 글로벌 기업이 있다. 바로 도요타 자동차회사이다. 2012년 렉서스 차량 결함으로 인한 1천만대 리콜 사태로 실적이 급락했고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산시설까지 무너졌다. 창업가 가문의 손자 도요다 아키오가 사장은 이러한 위기의 순간 CEO에 취임했다. 그는 바닥부터 시작하겠다고 결의하며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

7년이 지난 지금 도요타는 매출 310조·영업이익 31조로 세계시장 1위를 재탈환했다. 신문사 산업부 기자로 전 세계 성공 기업을 취재해온 저자 최원석은 아키오 사장을 직접 인터뷰한 경험이 있다. 이때 도요타 본사를 심층취재해 도요타의 위기극복 전략을 세심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를 철저히 복기하는 것으로 위기극복의 첫걸음을 뗐다. 차량 결함의 직접적 원인 규명뿐 아니라 의사소통 부족, 초기대응 실패, 본사·현장의 통합 위기대책 부재 등을 복기했다. 그 결과 '규모의 불경제·복잡성의 폭발'이 본질적 문제라는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전면적인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조치가 바로 파격적인 근무제도의 도입이다.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대단위 재택근무제를 실시했고, 인사·경리 담당 직원은 집에서 컴퓨터로 일하도록 했다. 영업사원은 외부에 있다가 바로 퇴근할 수 있다. 아키오 사장은 '회사가 먼저 바뀌어야 직원도 바뀐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메가톤급 위기들을 하나하나 극복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순간 조직 대수술에 나선 셈이다. 2016년 4월 도요타는 총 7개의 조직으로 쪼개졌다. "규모가 너무 큰 것이 도요타의 최대 약점"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제어가 어려운 복잡성이 폭발하는 이른바 '대기업병'을 경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시 최고가 되기까지 도요타 7년의 투쟁을 면면이 뜯어보면 그 핵심에는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다. 잘나가는 지금 대대적인 개혁이라는 고된 길을 택한 것도 자기반성의 발로이다. 저자는 묻는다. 한국의 기업들은 어떤가? 도요타 보다 사정이 나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바닥을 찍은 순간 "원점으로 돌아가자"고 선언하며 환골탈태한 도요타를 다시 생각해볼 때이다.

◇왜 다시 도요타인가=최원석 지음.더퀘스트 펴냄.368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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