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한계를 이해해야 경제도 읽힌다

생태계의 한계를 이해해야 경제도 읽힌다

김지훈 기자
2016.11.19 06:35

[따끈따끈 새책] '성장을 넘어서'…양적 팽창 우선주의 꼬집는 생태 경제학 명저

경제를 논하려면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경제학에 생태계의 개념을 도입한 ‘생태 경제학’의 명저, '성장을 넘어서'의 핵심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경제학'이라는 부제가 눈길을 끈다. 인류의 경제 활동과 생태계의 공존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저자 허먼 데일리는 주류 경제학의 '성장 신화'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적 팽창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기존 경제학이 뿌리부터 잘못됐다는 것. 이와 동시에 경제를 읽는 새로운 관점과 윤리 원칙도 제시한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친 저자가 주류 경제학의 핵심인 세계은행(WB)의 수석 경제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목도 집중된다.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대안적인 시각도 제시한다. 기존 경제 순환 모형의 바깥에 환경이라는 이름의 박스 하나를 추가한 것이다. 경제를 추상적인 교환 가치가 나타나는 '닫힌 순환 체계'로 보지 않고, 물질 균형, 엔트로피, 유한성과 같은 개념에 제약받기도 하는 ‘자연 생태계의 하위 체계’로 본 것이다.

저자는 자연 생태계를 감안하면 이미 인류 경제 활동의 양적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점까지 팽창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런 환경에서 인구와 물적 자본은 제로 성장 상태지만, 기술과 윤리 만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상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경제 성장이 환경의 역량, 즉 '자원의 재생'과 '폐기물 흡수' 한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는 경제가 곧 '정상 상태 경제'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시대 경제 위기의 원인은 우리가 '자연 자본'을 그 재활 역량을 넘어선 수준으로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그는 주류 경제학이 경제적 행위를 존재하도록 이끈 ‘자연계’를 무시하는 반면, 인간의 기여가 갖는 상대적 중요성과 독립성은 과장했다고 꼬집는다. 주류 경제학에서 부가 가치 개념은 전적으로 노동과 자본의 기여만 인정한다.

저자는 경제학에 열역학 제1 법칙과 제2 법칙을 동원했다. 열역학 제1 법칙은 에너지는 생산되지도 소비되지도 않으며, 오로지 전환될 뿐이라는 게 골자다. 저자는 이 같은 원리가 자연과 비교해 경제의 규모가 크지 않던 과거의 '텅 빈 세계'에 적용됐는데 경제의 규모가 커진 '꽉 찬 세계'에 직면한 현재는 열역학 제2 법칙에 근거한 경제 원리가 필수라고 주문한다. 열역학 제2 법칙은 에너지 가용성이 불가용성으로 변하는 직선적 흐름인 엔트로피 법칙과 관련되어 있다.

◇성장을 넘어서=허먼 데일리 지음. 박형준 옮김. 열린책들 펴냄. 472쪽/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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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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