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 언제 끝났을까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 언제 끝났을까

구유나 기자
2017.02.18 06:35

[따끈따끈 새책] '조선의 생태환경사'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이런 말이 전해질 정도로 조선에는 호랑이와 표범이 많았다. 범이나 표범이 산길을 막거나 민가에 내려와서 사람을 물어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그런데 대체 언제부터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걸까.

저자인 김동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생태환경은 언제, 무슨 이유로, 어떻게 바뀌었을까'라는 질문에 대답한다. 저자는 생태환경사를 통해 한국사회경제사를 재정립하고 이를 역사교육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한반도의 생태환경과 한국인의 삶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 시점은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다. 고려 말부터 시행된 과전법 이후 산림이 민간에 개방되고 이용 제한 구역이 최소화됐다. 14세기 말 이래 한반도의 숲과 산림은 농경지와 땔감 채취지로 전환됐다.

조선은 건국 초 '산림천택 여민공지'(산림천택의 이익을 백성과 함께 누린다)를 표방하면서 숲의 사용권을 민간에 개방했다. 나라에서는 '포호 정책'을 실시하고 정책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호피 공납 및 진상을 받았다. 범과 표범은 17세기 초까지 매년 1000마리 이상 사냥 될 정도로 개체 수가 많았지만 이후 급속히 줄었고, 20세기 후반에는 사실상 멸종했다.

범과 표범뿐만 아니라 대형 포유류 야생동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산천을 뛰놀던 꽃사슴도 17세기 이후 거의 사라졌다. 조선 시대 주요 이동수단으로 1만~10만 마리에 달했던 말의 수도 일제 강점기 이후 농기계 도입과 함께 수가 3000마리까지 줄었다.

당시 생태환경을 정확히 나타내는 수치자료는 없지만, 저자는 고문헌과 기존 연구자료 등을 활용해 당대의 자연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우리 삶에 자연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선의 생태환경사=김동진 지음. 푸른역사 펴냄. 364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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