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새책] 자주파 vs 사대파…한국사,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가

올해 겨울,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촛불이 밝혀졌고 시청 앞 광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나부꼈다.
한반도의 정치 역사를 논할 때 '자주파'와 '사대파' 간의 갈등을 빼놓을 수 없다. 주변국들의 패권 다툼 속에서 한반도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우리 선조들은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결과를 마주했을까.
이 책은 묘청과 김부식, 세종대왕과 최만리, 이순신과 선조, 광해군과 인조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자주파와 사대파 간의 충돌을 다룬다. 왕정이 무너진 이후에도 친일파와 독립투사, 기독교와 반(反)기독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반 세력 등 다양한 갈등 상황이 지속됐다.
저자인 인문학자 도현신은 그 자신이 자주파에 치우쳤다고 인정하면서도 '전략적' 사대주의가 아닌 '맹목적이고 광신적인' 사대주의를 비판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조선 중기 이후 조선의 사대주의는 전략적 사대주의에서 광신적 사대주의로 변질되기 시작했다"며 "조선 시대의 친명 사대주의자들은 명나라가, 일제강점기의 친일파은 일본이 패권을 영원히 누릴 거라고 확신했다"고 지적한다.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를 추종하는 맹목적 사대파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불행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명나라는 조선을 도와준 대가로 인삼, 은 등을 비롯한 엄청난 이권을 챙겼다. 당시 국가 재정을 책임지던 판서가 1년 동안 모은 은 3만5000냥을 명 사신을 접대하느라 열흘 만에 전부 써버렸다고 울상을 지을 정도였다. 또 조선은 임진왜란의 피해를 채 복구하지 못 한 상황에서 명에 1만 대군을 파견해야 했다. 절반은 목숨을 잃고 나머지는 후금의 포로가 됐다. 결국 '친명배금'을 고집하던 조선은 청나라의 공격을 받고 '삼전도의 굴욕'을 겪는다.
결국 이 책이 궁극적으로 비판하고자 하는 현실은 맹목적인 '친미반중'이다.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고 해서 무조건 '친미 사대주의' 세력이 되는 건 아니지만, 미국이 흔들리고 중국이 부상하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균형을 생각해봐야 할 때임에는 분명하다.
◇자주파 VS 사대파=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펴냄. 320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