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음모일까 재앙일까

기후변화, 음모일까 재앙일까

모락팀 이재은 기자
2017.07.01 09:18

[따끈따끈 새책]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기후변화, 극단적 논쟁 속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던 찰나, 친구가 말했다. "그렇게 마구 종이컵 쓰다간, 네가 노인이 될 때쯤 지구온난화로 다 불에 타 죽을걸."

종이컵을 쥔 손이 부끄러워지는 한편, 너무 자극적인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쉽게 되받아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칫 자본주의 논리에 세뇌된 사람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한번 정치적 토론의 소재가 된 의제는, 다루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자명한 답이 정해진 과학적 이론도 어느새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된다. 몇백 년 전 지동설, 진화론처럼 이젠 '기후변화'가 정치적 의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친 기업론자들은 기후변화는 음모론이라며 안심시키고, 환경론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불안감을 부추긴다.

서로 극단으로 치고받고 싸우는 와중에도 기후변화는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필요한 건 얼만큼 기후변화가 진행됐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일이다. 극단적 논쟁에 지친 우리에게 객관적으로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저자의 책은 사뭇 고맙다.

책을 읽다 보면 일반적 인식과 차이가 있는 지점들에 놀라게 된다. 17~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시작됐을 것만 같은 지구온난화는 놀랍게도 인간이 농업을 시작한 1만 2000년 전부터 진행됐다. 숲을 개간하고, 관개 농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속화됐다. 인간의 목가적인 활동조차 지구를 온난화로 이끌었다.

고로 인간의 활동이 줄어든다면, 당연히 온난화 추세는 감소할 것이다. 네댓 차례의 역병은 지구 온난화 추세를 멈추고 단기적으로 기온 저하 효과까지 이끌어냈다.

그렇다고 지구온난화를 멈추기 위해 인간의 수를 억지로 줄일 수는 노릇. 저자는 기우를 잠재우며 장기적으로는 자연적인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 설명한다. 이산화탄소 초과분을 흡수한 바다가 해저서 탄산칼슘을 용해하는 과정 등을 거쳐서 말이다. 친구의 주장처럼 인간이 모두 불에 타 죽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다행이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윌리엄 F. 러디먼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 리브르 펴냄. 384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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