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동물병원입니다~] 4. 동물이 성형을?

하루는 병원 손님의 지인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희 강아지 쌍꺼풀수술 해주실 수 있어요?"
강아지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사연은 이렇다. 샤페이와 진돗개 사이에서 태어난 이제 4개월 된 강아지인데 한쪽 눈을 잘 못뜨고 주름 때문인지 눈물이 계속 난다는 것이다.
많이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일단 데려오시라고 했다. 막상 오시라고는 했지만 내심 걱정이 앞섰다. 어려운 수술이 되지 않을까? 우리병원에서 치료 못 하면 어쩌나?
강아지는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샤페이는 얼굴뿐 아니라 온몸에 주름이 많은 강아지이다. 이 아이는 한쪽 안검(눈꺼풀. *사람의 눈꺼풀처짐 증상을 안검하수라고도 합니다)이 잘못 형성돼 거의 눈을 덮고 있었다. 속눈썹은 안구를 찔러 결막염이 심했고, 안구충혈과 눈물도 심했다.
아이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했다. 어려운 수술, 아이가 잘 견뎌줘야 할 텐데….
눈의 주름을 잘 제거해서 눈을 뜨게 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였다. 그리고 수술 부위가 예쁘게 잘 자리잡아 양쪽 눈이 같아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수술을 시작했다.
눈꺼풀은 안으로 말려들어간 상태, 결막염이 심해 안구가 안 보일 정도로 좋지 않았다. 속눈썹 때문에 각막 손상도 있어서 시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었다. 정말 1㎜의 차이로 수술 성패가 결정되는 상황. 손에 땀이 나는 순간이다. 아이가 편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이 끝났다. 강아지가 눈을 제대로 떴다. 눈물도 나지 않는다. 너무 뿌듯한 순간이다. 모양도 예쁘게 잘되었다는 평가들을 했다. 이전보다 훨씬 밥도 잘 먹고 잘 뛰어 놀고, 아파서 신경질도 많았지만 지금은 애교가 늘었다고 한다. 수의사로서 이럴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
강아지가 성형수술 받는다고 하면 대부분 오해를 하신다. 사람의 성형수술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으니 이해가 가기는 한다. 하지만 동물병원에서 하는 성형수술은 대부분 치료 목적이다. 샤페이, 페키니즈, 불독 등 안면 주름이 발달한 강아지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눈 질환 때문에 눈주름 제거나 눈 주위 피부를 성형하는 게 대표적이다. 콧구멍이 너무 작게 태어나 숨쉬기 어려운 경우 코 평수를 넓혀주는 수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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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눈을 더 크게 하는 수술도 있지 않나? 그것은 눈물 양이 많아서 내안각을 성형해주다 보니(사람의 앞트임) 결과적으로 눈이 커 보이는 것이다.

가끔 강아지에게 보톡스를 맞혀주면 안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빠삐용은 귀가 서서 나비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인데, 한쪽 귀만 서거나 양쪽 다 처져 있는 경우 보호자가 보톡스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시술은 사양한다. 보톡스로 귀가 선다고 해도 효과는 6개월뿐이고, 사람은 만족할지 모르나 강아지에게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팁: 단두종(페키니즈·시츄·샤페이·불독·페르시안 고양이·아메리칸 숏헤어 등 얼굴이 넓고 주둥이가 짧은 종)은 눈 주름이 발달해 눈썹·눈꺼풀이 눈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콧구멍이 작게 태어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니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