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박물관 유물?"…동요·창작곡으로 '지금 여기' 삶을 담다

"클래식은 박물관 유물?"…동요·창작곡으로 '지금 여기' 삶을 담다

이사민 기자
2025.05.02 11:23

익숙한 선율에 담아낸 '지금 여기'…오케스트라에 녹아든 '오늘의 삶'

정장 차림의 관객, 엄숙한 무대, 수백 년 된 서양 명곡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오케스트라 공연의 모습이다. 이런 고정관념에 '발칙한' 질문을 던지는 무대가 있다. 오케스트라는 늘 과거의 유산에만 머물러야 할까.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숨결을 담아낼 수는 없을까.

머니투데이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는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발칙한 콘서트 : 아름다운 그때'(이하 '발칙한 콘서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감정, 심지어 사회 이슈까지 오케스트라로 풀어내는 현대적 기획이다. "음악은 과거의 유물이 아닌 '지금 여기'의 삶을 비추는 생생한 언어"라는 문제의식이 무대를 관통한다.

시대를 넘어 만나는 '동요', 오케스트라로 재탄생

'발칙한 콘서트'는 파격적인 선곡에서 돋보인다. 친숙한 동요가 공연의 문을 연다. 100년 가까이 사랑받은 동요 '오빠 생각', 일제 강점기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줬던 '반달', IMF 당시 실직한 아버지들을 위로했던 '아빠 힘내세요', 재치 있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창작동요 '된장 한 숟가락' 등이 시대를 넘어 관객들과 만난다.

이 동요들은 단순히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편곡 과정을 통해 각 동요가 품은 이야기와 감성을 섬세하게 재해석한다.

'오빠 생각'은 하모니카와 클라리넷의 이중주로 애틋함을 살린다. '반달'은 오케스트라의 절제된 소리로 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듯한 포근함과 서정성을 표현한다. 반면 '아빠 힘내세요'는 게임이나 액션 영화 같은 힘찬 멜로디로 아버지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담는다. '된장 한 숟가락'은 어린이의 순수함을 타악기와 관악 연주로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유년의 추억과 노년의 고통…현대 창작곡으로 승화
발칙한 콘서트 : 아름다움 그때' 작곡가 전예은(왼쪽), 노재봉(오른쪽) /사진=머니투데이
발칙한 콘서트 : 아름다움 그때' 작곡가 전예은(왼쪽), 노재봉(오른쪽) /사진=머니투데이

여기에 '발칙한 콘서트'는 동시대 국내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발칙함'을 더한다.

전예은 작곡가의 '장난감 교향곡: Homage to Toys'(2021)는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에 대한 추억을 재해석한다. 색색의 찰흙, 블록, 인형 등 추억 속 물건을 교향곡이라는 전통적 형식 안에 유쾌하게 담아낸다.

노재봉 작곡가의 '집에 가고 싶어'(2023)는 고령화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치매라는 병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묘사하는 대신, 치매 환자들의 시점에서 음악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음악의 반복과 변형을 통해 치매 환자가 경험하는 되풀이되는 일상과 낯섦, 혼란 등을 그린다.

고전 명곡도 '지금'의 맥락 속으로…조은아 교수 해설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사진=머니투데이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사진=머니투데이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제 1번: 아침의 기분' △베토벤의 '교향곡 제 6번 전원' 1악장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등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익숙한 명곡도 이번 공연에 포함됐다. 북유럽 자연의 서정성(그리그), 자연의 평온함과 경이로움(베토벤), 신세계를 향한 희망과 도전(드보르작) 등 각 곡의 감성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생생히 풀어낸다.

이 '발칙하고도 진지한' 음악 여정에는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 온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해설이 함께한다. 공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조 교수는 콘서트 현장에서 깊이 있는 설명으로 관객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부산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이자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수석지휘자인 백승현이 지휘봉을 잡는다. 세계적인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연은 무대에 음악적 깊이를 더한다.

'발칙한 클래식'은 오케스트라가 박제된 과거가 아닌, 오늘날 관객과 호흡하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연 관계자는 "과거 명곡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금, 여기'의 삶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생생히 풀어낸다"며 "유년의 순수함과 노년의 기억까지 한국 동요와 현대 작품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켓 가격은 △R석 25만원 △S석 15만원 △A석 10만원이다. 론칭 기념으로 S석과 A석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지난 23일부터 인터파크와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에서 예매가 시작됐다. 아울러 두 예약 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구매한 관람객들에겐 예매 티켓 1매당 '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 초대권 1매가 추가로 제공된다. 미피와 마법우체통 전시는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미피 캐릭터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종로구 인사동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아시아 최대규모로 열리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사민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