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스탠리 펀드가 사상 최고가인 9600억원을 제시하여 대우빌딩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제시금액을 환산하면 평당 2천만원을 훨씬 상회한다. 이제까지 가장 큰 규모의 거래로는 싱가폴투자청이 매입한 강남의 스타타워(현 강남 파이낸스센터)를 꼽는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가격 면에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의 프라임급 오피스 가격은 2000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두 배는 기본이고 서너 배의 가격 상승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일반적으로 목격되고 있다. 유동성의 증가와 더불어 정기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오피스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이 금융투자 상품의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면서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다.
최근의 오피스 거래를 살펴보면 임대수익과 대비하여 지나치게 높은 매입가격으로 인해 수익률이 대출이자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레버리지 현상이 예견되기도 한다. 이러한 투자는 미래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나 임대료의 대폭 상승을 전제로 한다. 결국 사용자의 부담을 가정하고 이루어지는 거래라는 말이다.
오피스 시장가격의 적정성 또는 위험성을 점검하는 척도로써 위험 프리미엄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부동산의 가격과 임대료의 비율인 자본환원율과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를 말한다. 위험 프리미엄은 10여년 전만해도 국제적으로 도시 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었으나 투자측면에서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동일시장화 되어가면서 대폭 축소되고 있다.
BHP Korea의 자료를 보면 서울의 위험 프리미엄은 2007년 초반 기준으로 1% 미만으로 보고되어 있다. 유럽 유수의 도시들은 더욱 낮은 수준이고 뉴욕과 런던, 그리고 홍콩 등은 오히려 자본환원율과 국고채 수익률이 역전되어 위험 프리미엄이 마이너스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서울 오피스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도 여전히 외국계 자본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서울 핵심지역에의 오피스 공급은 계속 감소 추세였다. 오피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분양 위주인 아파트와는 달리 오피스는 임대상품이라 자금회수기간도 길다. 연금이나 펀드의 부동산투자가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보험회사나 재벌회사가 아니면 엄두를 내기가 힘든 분야였다. 그리고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는 폭발직전이었다.
따라서 본연의 용도인 오피스로 개발되었어야할 상당부분의 상업용지가 분양이 가능하고 수요가 넘쳐나는 초고층 주상복합 등 주거용 상품으로 개발되었다. 서울의 주택수요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가 엉뚱하게도 오피스의 공급부족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부동산시장은 이미 자본과 공간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움직이고 있다. 서로가 독립적으로 보이던 주거와 오피스시장도 연결 관계가 드러난다. 그리고 부동산투자에서 국제간 벽이나 격차도 줄어들어 세계가 하나의 영역처럼 움직이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변화에 대응할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이다.
도심의 오피스는 금융과 서비스 산업 등의 업무 터전이 되는 우리 경제의 기본 인프라 시설이다. 몇 배 올라버린 가격은 시장의 사용자에게 임대료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주택이건 오피스건 시장에서의 오류나 실수는 항상 최종 사용자의 추가적 비용을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