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프레드릭 두비 유엔글로벌콤팩트 수석자문관

"기업을 평가하는 금융시장에 근본적 변화가 오고 있다."
프레드릭 두비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수석자문관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경영에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업들 스스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창립총회에 참석하고자 방한한 그는 그 추동력이 세계 금융시장의 구조변화'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연금 가입자가 늘었다"며 "여러분 같은 연금 가입자들이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엔 금융시장이 오히려 반사회적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근시안적 관점으로 단기투자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은 경제적 이익을 주더라도 환경,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공적 연기금, 은행과 보험의 연금상품 등 장기투자자본이 늘면서 투자위험을 좀더 장기적으로 평가해서 보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 속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촉진하기 위한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기업, 기관은 창립 7년만에 120개국 4000여곳으로 늘었다. 17일 창립된 한국협회까지 총 80여 국가에 국가협회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사회책임투자(SRI)와 CSR이 확산되고 있다고는 해도 이것이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글로벌콤팩트의 과제를 모두 해결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인권 등 정치 민주화가 요구되는 문제에 있어선 더욱 그러하다.
한 예로,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헤서웨이'가 중국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팔고 있지만, 페트로차이나와 모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국의 대형연기금과 사회책임투자자들은 버크셔헤서웨이 주총에서 이른바 '학살주'라 불리는 페트로차이나 지분 매각을 주장한 바 있다. 모기업 CNPC가 수단에 투자한 돈으로 수단 정부가 무기를 사 '다르푸르 학살'에 사용했다는 이유다.
두비 자문관은 "내년 3월에 수단에 글로벌콤팩트와 비슷한 협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런 활동을 보며 수단 기업과 정부가 부담감, 압박감을 느끼고 행동방법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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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단 사람들이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물 부족으로도 고통을 겪고 있다"며 "줄기(정치구조)뿐 아니라 거기서 자라나온 가지(생활고)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CSR 활동이 이런 문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큰 변화는 한 사람의 힘으로만 이뤄낼 수 없다"면서 그는 "변화를 원한다면 정부, 시민사회, 노동 등 모든 사회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금융의 힘이 막강하다고 해도 금융시장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는 18, 19일 이틀 동안 글로벌콤팩트 회원, CSR 주요인사들과 워크숍, 간담회를 가진 후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