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소비자 역할로서의 중국경제

[MT시평]소비자 역할로서의 중국경제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2007.09.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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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성장의 중심축이었던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면서 세계 경제에 암운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보통신혁명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는 ‘고성장 저물가’라는 신경제를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계는 지나치게 소비를 늘렸고 기업은 적정 수준 이상으로 투자 했다. 특히 가계 저축률이 마이너스가 될 정도로 미국 가계는 소비를 많이 했다.

저물가에 따른 저금리와 주택 가격 상승도 소비 지출을 부추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경제의 불균형은 심화되었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고 있으며 가계의 금융부채는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주택 가격은 거품이 낄 정도로 크게 올랐었다.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해소되기 마련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소비 증가 추세도 둔화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급기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까지 확산되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했고 앞으로도 더 내리면서 대응하겠지만 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미국 경제는 상당 기간 동안 저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우리가 세계 경제를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장경제 체제로 진입하면서 특히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세계 경제에서 생산자 역할을 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1년을 살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은 상품을 값싸게 생산해서 전 세계에 공급했고 글로벌 물가 안정을 가능케 했다.

 

가계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국은 기존의 생산자 역할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에서 소비자 역할까지 할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천 달러(구매력 평가기준으로는 6천 달러에 근접)를 넘어섰고 2012년에는 5천 달러를 넘볼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를 넘어서면 소비주체로 등장할 수 있는데 중국이 조만간 이 수준에 도달 할 것이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생산된 지난 110년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생산될 자동차 대수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이다. 그만큼 중국(인도)에서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 역할까지 한다는 것은 앞으로 세계 경제를 조망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은 미국 가계의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는 앞으로도 과거보다 더 높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962년에 3천 달러를 넘어서면서 그 이후 미국 경제가 자생적인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캐나다, 멕시코 등 주변 국가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는데 중국이 서서히 그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성장 초기 단계에서는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보다도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예를 들면 소득불균형의 정도를 나타내고 있는 지니계수가 우리보다 높으며 소득 분포로 보면 상위 20%가 전체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심으로 자동차, 전기전자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으로 중국의 소비자 역할은 글로벌 물가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물건을 값싸게 공급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소비자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은 스스로 생산한 상품을 스스로 소비한다는 의미이다. 중국이 과거처럼 전 세계에 상품을 싸게 공급할 능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중국 이외의 국가가 그런 역할을 해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의 그 많은 인구가 생산하고 소비도 하려면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고 가격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의 초기 국면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천 달러에 이르게 될 2010년에는 중국의 소비가 더 늘면서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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