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Forbes)는 21세기 유망직종으로 건강관리, 교육, 금융서비스를 선정한 반면 기피 직업으로 (연방) 공무원, 언론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을 꼽았다.
컴퓨터산업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아웃소싱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도 전망이 어둡고 신문사들이 인터넷으로 지면을 대체하면서 비용과 인력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언론인도 비인기 직업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또한 공무원이 21세기 최악의 직업군으로 분류된 이유는 상당수의 공무원이 감원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이것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의 추구가 세계적 흐름이며 세계화의 중요한 특징이 공공영역의 사유화(privatization)임을 감안하면 포브스의 예측은 매우 설득력이 높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예비신부의 직업으로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종이 10년 만에 ‘교사’에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사원’으로 바뀌었다는 좀 다른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실 현재 한국의 대학들마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을 일컫는 ‘공시족(公試族)’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한국 젊은이들이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정신이 없이 그저 안정된 ‘철밥통’만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에 대한 주된 책임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이, 무려 6만2000명이나 공무원을 늘린 노무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대로라면 향후 5년간 공무원 총인건비가 추가로 약 8조원 더 늘어난다고 한다.
또한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101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인력을 8.4%에 해당하는 12000명을 증가시켰다. 공기업의 부채도 109조원에서 150조원으로 38%나 늘어났다.
구조조정이나 경영혁신을 하기는 커녕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를 계속 늘려만 가는데도 정부는 공기업 지원금을 34조원에서 48조8000억원으로 44% 늘렸다. 돈 먹는 하마인 공기업의 부실을 언제까지 국민의 세금으로만 메울 것인가.
지난주 노 대통령은 국가의 역할을 키우지 않으면, 소위 야경국가로 되돌아가 복지는 다 무너진다면서 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큰 정부와 세수 증대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도소까지 민간영역으로 대체되어가는 오늘날 민간영역이 상당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복지영역을 위해 공적조직을 대폭 확대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매우 우려스럽다.
민간은 상품생산에서 서비스 생산경제로의 전환과 시장개방에 따른 제조업간의 엄청난 구조조정 앞에 직면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공무원 조직을 확대하기만 하는 것이 과연 정부의 능사란 말인가?
독자들의 PICK!
노무현 정부의 실업대책의 하나이었던, 기능적으로 중첩되는 여러 형태의 실업대책기구들의 구성은 별 성과도 낳지 못했고 결국 정부의 비만도만 증가시켰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참고로 노무현 정부는 5년 동안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모두 34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돈을 사용했지만 실업자는 오히려 10% 증가했다. 남아 도는 공무원인력을 ‘파견근무’라는 명칭아래 다른 부서나 기관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 현재 정부의 실상이고 보면 노 대통령의 생각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노 대통령은 “공정한 경기 운영자가 없으면 축구장이 개판 되듯이” 규제 없는 시장도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규제를 위한 정부역할의 확대를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룰에 따라 자율적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고, 공정한 경기 운영자를 자처하던 심판이 사실상 경기결과를 뒤바꾸어 놓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종종 있어왔다.
세계은행의 ‘2008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과도한 규제로 기업 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공장 인허가 비용이 OECD 회원국가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고 한다.
아울러 지난 봄 OECD는 한국정부에 대하여 실질적 규제개혁으로 시장의 자율성을 증가시킬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규제나 공적영역의 확대로 야기되는 비효율성은 FTA 등 무역자유화정책과 그에 따른 민간의 뼈아픈 구조조정으로 얻은 효율성 증가마저 상쇄시킬 것이다.
규제, 즉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적인 시장의 실패영역이다. 노 대통령은 규제 없는 시장을 ‘야경국가’라고 부르면서 `개판`이라고 평가했는지는 모르지만 비대한 정부조직이 성공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비대한 정부는 필연적으로 ‘시장의 실패’ 보다 훨씬 해로운 ‘정부의 실패’를 야기하게 되어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글로벌 경쟁시대에 역행하는 `개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