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식 살해하는 엄마, 어떻게 봐야하나

친자식 살해하는 엄마, 어떻게 봐야하나

김태은 기자
2009.03.05 11:22

그리스·로마 신화 속 메데이아는 자신의 친아들 둘을 살해한 희대의 악녀로 기록된다.

흑해 연안 소도시의 왕녀였던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에게 버림받자 남편의 새 아내가 될 글라우케를 죽이는데 이어 자신의 자식들을 죽인다. 이아손에게 가장 끔찍한 고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남편이 가장 아끼는 자식들을 복수의 대상으로 선택한다.

비단 신화 속 비극뿐 아니라, 실제에서도 친어머니가 자신의 자녀를 살해했다는 흉흉한 소식이 간간히 전해진다. 친모에 의한 살해는 '모성신화' 때문인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본능적 모성에 대한 신성화 때문인지 아버지에 의한 자식 살해보다 더욱 큰 비난을 받는다.

5일 경찰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의정부 초등생 남매(11,9)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어머니 이모(33)씨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에는 초등생 아들(7)을 베개로 눌러 살해한 뒤 1년 동안 도피생활을 해온 30대 주부에게 징역4년형이 선고됐다. 동반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까지 포함시키면 자녀살해 케이스는 더욱 늘어난다.

최근 외신만 봐도 벨기에에서는 지난해 2월 자녀 5명을 차례로 흉기로 살해한 여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에서도 4개월된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10대 소녀가 8년 실형을 언도받았다. 지난해 이스라엘에서는 자식을 익사시킨 어머니가 3명이나 법정에 섰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이들의 공통적인 살해 동기는 대부분 우울증으로 알려졌다. 남편의 무심함이나 무능, 남편과의 불화가 생활고와 겹치면서 범행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다.

서신영 차의과학대학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은 분노와 적개심이 쌓여 생기게 되는데, 보통 시어머니나 남편에게 쌓인 분노가 아이들을 때리는 경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윗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무섭고 가정이 깨질까봐 두렵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약한 대상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한 우울증의 경우 증오심이 자신에게 향하면서 자살을 시도하게 되는데, 자식을 자신의 일부로 생각해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식만을 살해했을 경우는 분노가 밖으로 향한 경우인데, 아주 극단적인 케이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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