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 '유치원에 간 사나이'라는 영화가 국내에 개봉돼 인기를 끌었다. 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터미네이터' 슈왈제네거가 유치원에서 벌이는 활약을 지금도 기억하는 관객이 많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4일 오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치원에 간 사나이'가 됐다. 감기에 걸려 몸이 좋지 않았지만, 윤 장관은 서비스산업 선진화 현장을 점검하고자 직접 송도국제학교를 찾았다. 이곳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하는 한국 최초의 외국교육기관이다.
버스에서 내려 학교 정문에 들어서자 이날 안내를 맡은 조지 넬슨 교장이 윤 장관을 맞았다. 아직 정식 개교를 하지 않아 학생은 없었다. 교사들은 이미 해외에서 들어와 수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대기업 로비를 연상케 하는 복도를 지나 체육관으로 들어서니 국제 규격의 수영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열린 경기의 기록은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수영장 옆은 웅장한 규모의 실내 운동장이었다. 자유롭게 위치조절이 가능한 최신식 농구대와 관람인원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식 관람석에 일행은 짧은 탄식을 뱉어냈다.
통로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니 이번에는 국내 유수의 극장에 뒤지지 않는 대형 무대가 나타났고, 그 옆에는 합창, 악기를 연습할 수 있는 전용 연습실들과 개별적인 소형 극장이 있었다. 어디서나 화상대화가 가능한 첨단 화상회의시스템과 동시에 여러 개의 방송을 내 보낼 수 있는 방송국 시설은 놀라웠다.
안락한 분위기의 도서관에는 2만5000권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책장이 있었고, 각 교실 사이에는 개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마련된 방이 따로 있었다. 한 교실에서는 수학을 가르치고, 옆 교실에서는 음악이론을 가르친다면 교실 사이에 있는 프로젝트룸에서는 수학과 음악이론을 함께 다룬다.
약 1시간 동안 학교를 돌아 본 윤 장관은 "오늘 이곳에 참 잘 왔다"며 고무된 모습이었다.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언론의 적극적인 홍보도 당부했다.
최고 수준의 학교가 국내에 들어왔다는 점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내국인 자녀는 얼마 되지 못해 아쉽다. 우리 아이들은 언제쯤 이런 시설을 마음껏 누리며 뛰어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