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도 원격진료 가능하겠던데요"
얼마전 의사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아바타'가 화제에 오르자 피부과 의사가 던진 말입니다.
'원격진료'는 멀리 떨어진 환자가 의사와 직접 만나지 않고도 화상통신 등을 이용해 진료 받는 신개념 의료서비스를 말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뜻에서 '유비쿼터스(U)-헬스'라고도 부릅니다.
그 의사 말이, 피부과는 환자의 피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진료할 수 있어 원격진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바타'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는군요. 생생하게 제공되는 3차원 입체영상(3D)을 보면서 화상으로도 환자들의 피부상태를 실물에 가깝게 확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피부과 원격진료가 가능할 정도로 화상기술이 발전했다는 뜻이죠. 여기에 우리나라는 세계 1위 수준의 인터넷 기반까지 갖추고 있으니 원격진료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사실 이미 3D 원격진료는 가능했습니다. 2005년 모 대학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면 3D 화면으로 환자의 모습을 보며 진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전용 프로그램을 의사의 컴퓨터에 설치한 뒤 특수 안경으로 모니터를 보면 환자의 상태를 3D화면으로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환자는 컴퓨터에 비디오카메라만 설치하면 됩니다. 도서 벽지 환자나 만성질환자, 노인이 가정에서 편안하게 주치의를 만나면서도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격진료 상용화의 길은 요원합니다. 법으로 제한을 받아 의사와 환자 간 원격으로 하는 의료행위는 불법입니다. 사회적으로 원격의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산업적으로 육성 가치도 있어 몇 년 전부터 정부 정책과제에 이름이 오릅니다만 미뤄지는 상황인거죠. 진료비를 어떻게 책정하느냐부터 개인정보 유출 우려까지 해결할 문제가 많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의사단체도 유명 의사에게만 환자가 몰려 지역 소규모 의료기관은 도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합니다.
이러는 사이 전 세계 U-헬스 시장 선점은 '하룻밤 꿈'이 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전 세계 U-헬스시장은 2018년 4987억달러 규모로 성장한다는데 국내에선 테이프조차 끊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IT(정보기술)산업과 전자산업, 병원, 환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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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나마 정부가 어렵게 각계 의견을 취합해 'U-헬스서비스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빠르게 정책을 확정해 올해를 기점으로 700만명의 잠재소비자를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뒤뚱거리기만 하던 정부가 산업과 환자의 요구를 조화롭게 담아내 결단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