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장관 "中企 지원 '고용촉진형' 개편 필요"

임태희 장관 "中企 지원 '고용촉진형' 개편 필요"

신수영 기자
2010.03.15 07:03

[머투초대석]같은 규모라도 종업원수 천차만별, 고용성장 가능성 따라 혜택줘야

금융위기의 파도가 지나가자 실업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가 매달 열릴 정도다. 일자리가 모든 복지의 시작이라는데 현실은 만만치 않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시작됐고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처럼 예산을 들여 공공부문에서 대규모 일자리를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기업이 갑자기 고용을 늘릴 리 도 만무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해 가장 골치 아픈 부서로 노동부가 빠질 수 없다. 청년층에서 일하는 노인까지 고려할 대상은 많지만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당장 정년연장만 해도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기재부)와 부딪히는 모양새다.

개정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통과로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등 새로운 제도의 시행도 앞두고 있는 임태희 노동부 장관을 14일 만나 역점 정책과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대담= 송기용 정경부장, 정리= 신수영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공기업 정년 연장을 두고 노동부와 기재부 사이에 견해차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합의점이 필요하지 않나. 실제로 두 부처의 생각이 다르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혼선이 올 수밖에 없다.

▶궁극적인 차이는 없다. 다르다고 비춰지는 것은 문제를 단기적·부분적으로 보느냐, 장기적·전체적으로 보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총량만으로 생각하면 정부에서 하는 고용정책이 모두 충돌할 수밖에 없다. 여성 일자리를 늘리라고 하는데, 여성 일자리가 늘면 남성 일자리는 줄게 돼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한다고 바로 청년 신규 채용이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대기업, 공공기관, 금융업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기업이 임금체계 개편이나 근로시간 유연화와 연계하지 않고 정년연장을 추진하면 단기적으로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기재부는 공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청년 실업이 심각하니 그 부분에 역점을 둬야 하는데 이게 지연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두 부처의 입장에 근본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년 연장 논의가 왜 필요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델은.

▶당장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시작됐다. 긴 안목에서 사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정년 연장도 논의돼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를 단순히 세대 간 일자리 경쟁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정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일하는 기간을 연장한다면 비용이 순 증가한다. 이는 기업에 부담이라 적용되기 어렵다. 정년을 몇 년 앞둔 시점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법적으로 정년 연장을 할 수도 있고 퇴직을 시킨 뒤 재고용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더 일하게 하고 노후 충격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얼마 전 노동부가 모집한 여성 단시간 근로자가 큰 인기였다. 이런 종류의 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많은데, 한편에서는 정부가 정규직이 아닌 일자리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도 성장기에는 집에서 1명만 일하면 온 가족이 살 수 있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3만 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려면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일하도록 해 고용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지금 같은 50%대 고용률로 4만 달러 시대는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한다면, 이들이 전부 전일제 직업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형편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가 생기게 돼 있다. 창조경제, 지식경제 기반으로 산업이 바뀌면서 일자리 개념이 변하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산업구조와 근무형태 변화가 함께 간다고 본다. 개인 역시 자기 시간을 많이 갖기 원하는 추세다. 예전 같은 사고의 종일 근무는 산업특성과 개인수요 모두에 맞지 않는다.

-새로운 노동수요를 창출하는 기업에 노동부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중소기업 육성과 사회적 일자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 중소기업 중에는 24시간 돌아가는 곳이 있다. 청년들은 이런 일자리에 눈을 돌려야 한다. 중소기업이 커나갈 수록 청년 일자리도 많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정책, 재정, 세제 등 지원제도 전반이 고용창출형, 고용촉진형으로 개편돼야 한다.

-중소기업 육성을 수차례 강조하셨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데 대기업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경우도 많다. 노동부가 청년인턴 제도를 운영하는데 인턴기간이 끝난 뒤 그 회사가 괜찮다고 생각해 취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정규직 전환율이 80%나 된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청년 인턴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대기업이 직접 투자를 하지 못하니까 협력사 청년 인턴으로라도 고용에 보탬이 돼 달라는 것이다.(노동부는 올해부터 대기업이 청년인턴을 뽑아 중소기업 협력사에 인턴으로 보낼 때도 인건비의 절반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성장하려면 좋은 청년 인력이 필수다. 역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없다면 청년 일자리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어렵다.

-노동부가 따로 지원하는 방안은.

▶고용촉진형 정책으로 바꾸자는 거다. 기업 지원 제도가 지금은 중소기업의 종업원 수와 자본금이 기준이다. 전부 자동화해서 현장에 가서 보면 큰 공장이 있는데 사람이 적어 중소기업이다. 똑같은 자동차 공장도 중국 공장의 인력이 더 많다.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비용이 같다면 사람을 더 쓰는 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런 기업에 지원책을 쓰면 기업규모도 커지면서 일자리도 점점 늘어날 수 있다. 기업 규모에 맞춰 지원하지 말고 고용창출하고 성장 잠재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계속 지원을 해서 궁극적으로 대기업이 되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왜 중요한가.

▶사회적 기업은 청년 및 은퇴자 실업과 복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지역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육아와 보육, 노인 간병 등 복지 영역의 문제가 대두됐다. 예전에는 아이를 부모나 친척, 이웃이 봐줬지만 요즘은 돈을 주고 맡겨야 한다. 이런 부분을 사회적 기업이 해결한다면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되면 여성이나 은퇴자 등이 집 근처에서 일한다는 매력도 크다. 멀리 출퇴근 하지 않아도 되니 덜 피곤하고 차비와 시간이 절약된다. 실질소득이 훨씬 올라갈 것이다. 사회적 기업 일자리가 연봉 1000만 원의 저가 일자리라지만 근로 빈곤층에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혼자 버는 80만 원은 생활이 어렵지만 둘이 버는 160만 원은 괜찮다. 이게 안되면 어차피 복지 영역에서 비용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대다수 사회적 기업의 경영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많이 있는데.

▶정부 재정도 일부 넣고 대기업도 동참할 필요가 있다. 지금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은 주로 돈에 의존한다. 그러지 말고 사회적 기업에 투자한 금액에 세제 혜택 등을 줘 이쪽으로 유도해야 한다.

-장관께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에도 많은 관심이 기울였는데, 양측이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기업은 사람은 줄이고 생산성을 올려 이익을 극대화한다. 노조는 대기업과 담합해 더 많은 이익을 요구하고 그 부담을 하청업체에게 전가하는 구조다. 대기업 근로자는 과보호를 받는 반면 중소 하청기업 근로자는 열악한 환경에 처하는 정의롭지 못한 관계다. 제도적으로 고칠 방법은 없지만 매우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노사민정간 대화 체계를 구축해 고용상생협약을 체결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등과 협의해 현실적 방안을 찾고, 대통령 주재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도 다루겠다.

-노조법 개정 이후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제도) 시행을 앞둔 후속 작업이 한창이다. 정부가 보기에 바람직한 연착륙 방안은.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우리 노사관계 현실이 정확하게 반영된 타임오프 한도가 정해져야 한다. 최근 발족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다룰 것인데, 위원들에게 역사적 책임감을 갖고 노사관계의 디딤돌을 놓는다는 자세로 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 실태조사 등을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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