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리스 사태 '3단계 대응책' 마련

정부, 그리스 사태 '3단계 대응책' 마련

강기택 기자
2010.05.07 15:42

조기수습, 남유럽 확산, 글로벌 위기 확산 등 3단계 상정

세계 금융시장이 그리스 사태로 출렁이는 가운데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모니터링 강화에서부터 달러유동성 공급 까지 단계별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7일로 예정된 독일 의회의 그리스 구제금융안 승인, 9일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 19일 그리스의 국채 상환 등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사태 진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구제금융 등 일련의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져 그리스 사태가 국내 경제에 별다른 충격을 미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다. 현재로선 일부 파장은 있겠지만 그리스가 디폴트(국가부도) 사태까지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관측이다.

따라서 기획재정부는 현재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과 함께 각국의 금융시장 움직임이나 국내 금융시장 자금유출입 동향, 금융회사 유동성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그리스 재정 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다. 특히 스페인까지 확산되면 상황이 간단치 않다. 그리스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계 은행들이 타격을 입는 정도지만 스페인은 유럽계는 물론 주요한 글로벌 은행들까지도 영향권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간 거래에서 그리스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독일계와 프랑스계 은행들에 대한 불신 때문에 유럽계 은행들이 달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가 스페인까지 확산된다면 각 금융기관들의 자금회수가 본격화되는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영국 등 재정이 취약한 유럽국가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경우 한국 등 이머징 국가도 충격을 받을 수 밖 에 없다. 지난 2008년과 유사한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태가 그리스를 넘어서고 유럽계 은행들이 자금회수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신용경색을 막기 위한 달러 유동성 공급, 통화스왑 등 금융위기 이후 전개했던 정책들을 다시 꺼내는 방안을 마련해 뒀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하면서 재정 확대 및 금리동결 등 현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금리인하 등 출구전략 시행은 늦출 수 밖 에 없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불안심리에 따른 과민반응으로 시장변동성이 커진 것에 불과하다"며 "과거 리먼 사태와는 달리 파급경로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만큼 제2의 금융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오는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회의와 6월 초 부산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제 공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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