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의 것도 하루 후의 것도 있는 듯 없는 듯 들어야 한다. 있어도 없는 듯 없어도 있는 듯. 경제는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4~5일 부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지난 1일 기자실을 찾았다가 기자들에게 수수께끼처럼 던진 말이다.
윤 장관의 발언은 언뜻 들어서는 무슨 의미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앞뒤 발언 맥락과 윤 장관의 최근 행보를 되짚어보면서 의미를 추론해 낼 수 있었다.
윤 장관은 지금껏 금리인상 시기와 출구전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 거시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똑같은 답변을 되풀이했고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들은 거듭된 답변에 "매일 계속 똑같은 입장만 되풀이 한다"는 약간은 불만섞인(?)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해 윤 장관이 마치 화두와 같은 발언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한 것이다.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많은 함의를 담고 있는 듯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은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조만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금리인상이 필요하더라도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지금은 필요하지 않다"라고 언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경제'가 가진 속성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있는 것.
내일 당장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더라도 오늘까지 이를 부인해 혹시 모를 동요를 최소화하고 변화가 있을 때 그동안 준비해 온 밑그림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경제를 차질 없이 이끄는 것이란 철학도 엿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윤 장관은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 거품'을 언급했듯 기본적으로는 현 금리수준이 너무 낮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수장이 가진 영향력을 감안,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확인된 후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것.
윤 장관의 '수수께끼 경제론' 발언에서도 이 같은 고심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