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권 부여 등 5개 원칙 합의…국제공조 하 각국 상황 맞는 방안 도입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4~5일 부산에서 열린 회의에서 캐나다와 호주 등 일부 회원국들의 강력한 반대로 은행세(bank levy)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국가별 특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전되면서 금융권 분담방안 도입에 대한 자율권은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은행세 도입도 '국제 공조'라는 큰 틀에서 인정받게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금융권분담방안 도입엔 이견 없어=G20 회원국들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 이를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일부분을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캐나다 호주 등 은행세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던 국가들도 이 같은 원칙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국 의견차로 은행세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 납세자 보호 △ 금융시스템 리스크 축소 △ 신용흐름 유지 △ 개별국가 상황 고려 △ 공정경쟁 촉진 등 금융권 분담방안 원칙을 5가지로 구체화하는 합의를 도출해 냈다.
◇ 각국 상황에 맞는 자율적 도입 허용=이번 합의는 무엇보다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 각국 경제 상황에 맞는 자율적 방안을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회원국들에게 부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윤 장관은 G20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처한 상황을 볼 때 금융권 부실 문제가 전혀 없는 나라가 있는 반면 부실 문제가 매우 심각한 나라도 있었다"면서 "이를 감안해 금융권분담방안 도입이 국가마다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금껏 논의가 진행돼온 금융권분담방안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안한 금융안정분담금(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세금 부과)과 금융활동세(일정 정도를 넘어서는 순익과 보너스에 세금 부과) 등 2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각국은 이외 대안들을 국제 공조의 틀 안에서 자율적으로 선택·도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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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캐나다가 주장하고 있는 우발적자본(contingent capital)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우발적 자본이란 평상시 채권으로 간주하지만 금융위기시에는 은행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증권이어서 은행세 등 직접 규제보다 규제 강도가 약하다.
◇ 韓 은행세 독자 추진 동력 얻었다=우리 정부도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독자적인 은행세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G20이 국제공조의 틀 내에서 국가별 여건에 맞는 정책적 선택을 허용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비예금성 부채에 대한 은행세를 도입해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방지한다 하더라도 국제 공조 하에 추진되는 것이란 명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IMF는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을 반영하는 최종 보고서를 오는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한이 너무 촉박해 6월 회의에서는 공식 채택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권 분담방안은 한국 정부가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추진 중인 금융안전망과 함께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로 최종 합의가 미뤄질 전망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도 "새로운 자본 규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오는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