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 발표… 부당감액 사유 입증도 대기업이 해야
앞으로 중소기업은 원재료 가격이 오를 경우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대기업에 납품단가 조정 협의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조정협의를 하도록 해 사실상 원가 부담을 떠안아 온 것을 개선한 것이다.
또 대기업이 당초 계약한 납품대금을 줄일 경우에는 감액 사유를 명백히 밝히고, 관련 기준을 명시한 서류를 작성, 제시하도록 했다.
정부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정거래 질서 확립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 및 동반성장 전략 확산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 지원 △지속적인 추진·점검 체계 구축 등 4대전략, 15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납품단가 문제와 관련, 중소기업협동조합에게 납품단가 조정협의 신청권을 부여키로 했다. 납품단가 조정을 위해 지난해 조정협의 의무제를 도입했지만 대기업의 보복을 우려한 중소기업들이 조정신청을 기피함에 따라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 신청권을 부여함으로 중소기업의 조정신청 기피 현상을 해소하는 한편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지원제도) 제도를 도입해 신속한 납품단가 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기업이 납품대금을 멋대로 깎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부당감액 입증책임을 대기업이 맡도록 했다. 이를 위해 당초 계약한 납품대금을 감액할 경우, 대기업이 그 근거를 입증하는 책임을 져야하고, 감액 사유와 산정 기준 등을 명시한 서류를 작성하도록 했다.
대기업이 구두 발주한 후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하거나 불공정한 계약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해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업종별로 표준하도급계약서도 보급된다.
중소기업 사업영역에 대해 보호체계도 강화된다.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과 품목을 민간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해 대기업의 자율적인 진입 자제와 사업 이양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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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하도급업체에게 원가 등 기술 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반드시 목적과 대가, 비밀유지, 권리 귀속 등을 기재한 서면으로 요청하도록 하는 한편 원가자료 확인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사업장을 실사하는 행위를 금지키로 했다.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 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 체계도 구축된다. 정부는 그간 하도급법 적용에서 제외됐던 1차-2차, 2차-3차 협력사간 하도급 거래에 하도급법 적용을 확대하고, 기존의 대기업-1차 협력사 중심의 협약 체결을 1차-2·3차 협력사로 확산키로 했다.
아울러 동반성장 협약에 따라 대기업이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에 대한 하도급법상 대금지급의무 준수 등을 점검할 경우 '부당한 경영간섭' 규정의 적용을 배제해 2차 협력사 지원 실적에 따라 1차 협력사를 차등 지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차 협력사 위주의 동반성장 전략도 2·3차 등 전 공급망으로 확산키로 했다. 정부는 협력사에 대한 투자촉진을 위해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7%)를 신설하고, 2·3차 협력사에 대한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 등을 추진키로 했다.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SK텔레콤·포스코 등은 이를 위해 오는 2012년까지 1조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특별 보증 프로그램'의 2·3차 협력사 지원을 확대하고, 출연금에 대해 세액공제 신설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비(非)외감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받은 경우 정책자금 지원한도를 확대하고, 신·기보 보증료 인하(0.1%p)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또 내달 중 중소기업 생산성향상 대책을 수립하고, 국가 연구개발(R&D)의 중소·중견기업 지원비중 확대 및 산업인력양성시스템 선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확충을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대규모소매업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부당반품, 판매수수료 부당 인상 등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50여개 대형유통업체와 1만여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행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시급한 인력난과 자금난 완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쿼터를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고용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출연연 연구인력 파견 확대 및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배정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동반성장 노력이 꾸준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오는 12월 경제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 내년부터 대기업이 발표한 동반성장 추진계획의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동반성장 추진점검' 결과를 분기별로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대책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