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타결을 위한 고위급 실무 협의에서 미국이 관세환급제 축소 등 추가 요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형국이다.
양국을 대표한 최석영 FTA 교섭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10일 오전10시 부터 FTA 쟁점 논의를 위한 고위급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앞서 두 사람은 전날 밤 늦게까지 협상을 계속했었다.
이번 고위급 실무협의에서 미국 측은 관세환급제도와 관련, 양국의 자동차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관세환급분의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부속서한에 포함시키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환급제도는 국내 자동차 업체가 제3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완성차를 만든 뒤 미국에 수출할 때 부품 수입분에 대해 낸 관세를 되돌려 받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지난 2006년 협상 초기 관세환급제 도입을 반대했지만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분야의 협정문 부속서를 근거로 도입을 요구하자 결국 수용했다.
미국은 또 10년 후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픽업트럭에 대해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관세철폐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픽업트럭에서 무역 분쟁이 발생하면 관세를 FTA 이전의 관세로 복귀할 수 있는 스냅백(관세환원 조치) 적용도 요구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스냅백은 승용차에는 이미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의 요구안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우리 정부도 (자동차) 연비 규제 면에서 규정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의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수석 대표급에서 협의 중이며 논의가 진전되면 양국 통상장관간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FTA 타결이 자동차 분야에 달려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한미 FTA 합의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 중에 발표될 수 있 있을지는 협상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업계와 자동차 산업 근로자들에 반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는 (FTA) 협정에 변화가 만들어지는 진전에 (합의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한국을 압박했다.
한편, 이날 실무 협의에는 지식경제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주무부처 담당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와 환경부, 농림부는 각각 최대 쟁점인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의 주무부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