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병원 '기피科' 전공의 미달 '진짜' 이유

[현장클릭]병원 '기피科' 전공의 미달 '진짜' 이유

최은미 기자
2010.12.07 14:5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인턴정원보다 전공의 모집인원 200명 가량 많아..모두 지원해도 '미달'

"인턴 모두가 전공의 모집에 지원서를 내도 어딘가는 미달되게 돼있어요."

지난 1일 2011년도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마감 결과를 취재하던 중 한 병원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인턴정원보다 전공의 모집인원이 많기 때문. 지원자보다 모집인원이 많으니 어딘가는 '미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인턴 정원은 3853명이지만 전공의 모집인원은 4062명에 달했다. 1명도 중도탈락하지 않고 모두 인턴과정을 이수했다고 가정해도 전공의 209명 '미달'은 불가피한 것이다.

특히 대형병원 인기과부터 지원자가 채워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흉부외과 외과 등 '3D(3苦)' 진료과와 지방병원 '미달' 현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전공의 모집 마감결과, 흉부외과는 의사 행위료 등 수가가 100% 인상됐고, 전공의 월급도 수백만원 가까이 올랐지만 대부분 병원에서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외과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장래가 보장되고, 당장 일하기 편한 진료과로 몰리는 게 '기피'현상을 야기한 가장 큰 이유겠지만 지원자보다 정원이 수백명 많은 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석이다.

병원 관계자는 "인턴 모두가 전공의 모집에 지원해도 일부 병원과 진료과목은 미달을 피할 수 없는 구조"라며 "흉부외과 외과 등 기피 진료과와 지방병원들이 이같은 구조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수련병원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전문의 숫자나 개설된 진료과수, 연간환자진료실적 등을 기준으로 수련병원을 지정하는데, 배출되는 의사 수는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수련병원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들이 늘면서 왜곡된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병원들이 앞다투어 규모를 확대하며 배정받는 전공의 숫자를 늘려온 것도 한몫했다는 게 병원계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병원들이 의료인력을 싼값에 쓰기 위해 전공의 정원 확대에 골몰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련병원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전공의 배정을 안해 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 구조는 문제가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총량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