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경제결산-4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우리의 경제 영토를 세계 최대 규모로 확장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FTA 체결 의미를 묻는 기자에게 이 같이 말했다. 지난 3일 타결된 한·미 FTA 추가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FTA 체결을 경제 영토 확장이라는 큰 그림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 FTA를 체결하거나 발효한 건수는 총 8건, 45개국이다. FTA 체결 국가는 미국, EU(유럽연합) 27개국, 페루 등이고 발효 국가는 칠레와 싱가포르,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4개국, 아세안(ASEAN) 10개국, 인도 등이다.
이들 국가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GDP(국내총생산) 61%, 수출·수입을 합친 교역의 46.2%, 인구의 39.7%다. 미국의 전 세계 GDP 비중은 24.4%로 EU 28.4%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EU 등을 제치고 단일국으로 세계 최대 시장을 가진 미국과 FTA를 체결한 것은 선점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EU와 동시에 FTA를 맺은 나라는 칠레와 멕시코 등 손에 꼽을 정도이고 주요 공업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10년 간 자동차 등 제조업 수출이 연 13억 30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흑자도 연 7억5000만 달러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80%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FTA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은 더욱 의미가 크다. 교역 대상이 늘어나면 그 만큼 수출 증대 효과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당은 '대미 퍼주기 협상'이라는 비판을 펼치면서 한·미 FTA 국회 비준을 결사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철폐시한 연장 등 미국 측에 대폭 양보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돼지고기와 의약품 분야에서 일부 양보하는 데 그쳐 잃은 게 별로 없다는 게 야당 시각이다.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반대론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한국과 선진국의 FTA 추진이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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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지난 27일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 주최로 열린 "새로운 자본주의와 한국경제의 미래' 초청강연회에서 "한국은 소득과 생산성이 유럽 선진국이나 미국에 비해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조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적지 않은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보다는 우리 산업의 위축, 도태현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급격한 FTA 체결은 오히려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