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실사 마지막날, "날세운 평가단vs준비된 유치위"

평창 실사 마지막날, "날세운 평가단vs준비된 유치위"

평창·강릉(강원)=전병윤,오수현 기자
2011.02.18 18:59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이 실사 마지막 날인 18일 강도 높은 질문과 꼼꼼한 시설 점검을 펼치며 실사 작업의 날을 세웠다. 그간 진행된 실사는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평가였지만, 이날 평가단은 남북관계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 관한 날선 질문을 쏟아내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를 긴장시켰다.

IOC 평가단은 이날 오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해, "불안한 남북 정세가 동계올림픽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은 어떤가" 등 남북 이슈에 관한 질의를 던졌다.

국제 대회 유치 때마다 이같은 남북 관련 문제제기가 반복돼 온 터라 우리 측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실사단의 갑작스런 날선 질의에 유치위도 다소 당황스런 모습이었다.

이날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가단의 문제 제기에 지난 60년간 남북 대치 상황은 계속돼 왔지만, 우리는 서울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며 "오히려 남북 평화를 위해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일명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달 직을 상실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평가단은 이 전 지사가 임기 중 약속한 도 차원의 동계올림픽 재정지원이 여전히 유효한지 따져 물었다. 유치위는 "이 전 지사가 강원도지사 자격으로 한 보증인 만큼 법적으로 그 효력은 유효하다"는 답변으로 평가단을 안심시켰다.

일부 미흡한 경기장 시설에 관한 지적도 나왔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평가단이 우리 시설에 대해 대체로 인상 깊다는 평가를 내렸다"면서도 "일부 시설에 대해선 미비점을 지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 측의 준비도 만만치 않았다. 유치위는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후원과 동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은 물론, 아시아 지역 중산층 인구의 급성장에 따른 동계 스포츠 소비시장 확대 등 실리적 측면까지 짚어가며 조사단 설득에 주력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아시아 중산층 인구가 크게 늘어 20년 뒤 아시아의 소비규모가 전세계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이를 것"이라며 "이같은 아시아인들의 소비력은 아시아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단을 설득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3시간 30분에 걸쳐 △재정 △마케팅 △한국의 정치·경제 환경 △법적 측면 △세관 및 출입국 절차 등 5개 주제에 걸쳐 진행된 프리젠테이션은 이처럼 평가단과 유치위의 팽팽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며 상당히 강도 높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 장관은 "프리젠테이션 내용이 충실했던 덕에 평가단의 질문이 적었고 발표도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 행사 한 관계자도 "보통 3시간이 넘는 회의가 열리면 참석자들이 수시로 화장실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커피브레이크를 제외하곤 단 한명도 화장실을 찾지 않았다"고 전했다.

평가단은 오후부턴 선수촌과 미디어촌 및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들어설 강릉지역을 둘러봤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낼 경우 강릉에선 아이스하키와 피겨 등 빙상 종목이 치러진다. 평가단이 찾은 강릉 실내종합체육관에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염원을 담아 강릉시민 2018명이 모여 합창곡을 선사하며 깜짝 환영식을 펼쳤다.

한편 평가단은 이날 오후 8시부터 김황식 국무총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하는 공식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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