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맞은 알펜시아 설경에 눈발 분위기 고조…세밀한 배려 아쉽기도

2018년 동계올림픽 선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창 시설점검이 시작된 1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는 수북이 쌓인 눈과 흩날리는 눈발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다. 두차례 고배를 들었던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를 염원하는 듯 했다.
IOC 실사단 14명은 오전 9시부터 알펜시아 클러스터의 스키 점프대를 시작으로 경기장 점검을 시작했다. 조양호 2018평창유치위원회 회장을 비롯해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과 한승수 특별고문 등 유치위원과 주요 인사들은 IOC 실사단을 '밀착마크'하며 경기장 곳곳을 소개했다.
이날 실사단은 오전에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평창선수촌, 보광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를 돌아봤고 오후에 중봉 활강경기장, 용평 알파인경기장, 봅슬레이 등을 점검했다.
IOC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과 남편이자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직무대행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 등 삼성가(家)가 총 출동해 보광휘닉스파크 호텔에서 IOC 실사단을 맞았다.
유치위원회는 보광휘닉스파크의 프리스타일과 스노보드 시설에 대해 비공개 설명회를 가진 뒤 호텔 레스토랑인 자스미나에서 약 1시간 동안 합동오찬을 가졌다. 오찬에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IOC 실사단의 반응이 2014년(올림픽 유치를 했을때)보다 좋아졌고 좀 더 열심히 하면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실사단은 주로 관중석 및 선수단의 이동문제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동선을 직접 체크하는 등 꼼꼼히 살펴보자 유치위원단엔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초 12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오찬이 20여분 늦춰지기도 했다.
오찬 음식은 한국식으로 차렸다. 영덕 대게살 무침과 능이버섯 잡채, 평창한우 왕갈리, 태기산 산나물밥과 아욱국 등이었다. 후식으로 강릉한과와 식혜가 나왔다. 강원도 특산물 요리였다.
호텔 한 관계자는 "실사단들이 한국 음식을 입에 맞아했다"며 "남긴 음식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실사단의 시설 점검이 이뤄진 날과 동시에 제92회 동계체육대회를 펼치면서 대회운영에 대한 시범을 선보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엿보였다.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한 앤 코디(Ann CODY) IOC 위원은 스키점프대 밑 시설 점검을 둘러보기 위해 관중석을 내려왔으나 정작 활강장에 들어서지 못했다. 폭설로 높이 쌓인 눈이 문턱 역할을 해 휠체어의 진입을 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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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실시단들은 활강장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있었지만 앤 코디 위원만 한동안 동떨어져있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비슷한 상황은 크로스컨트리 현지 실사에서도 생겼다. 빽빽하게 주차된 승용차들이 휠체어의 경로를 가로막는 바람에 불편하게 이동해야 했다. 유치위원회의 세밀한 배려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현지 주민들은 기대감 속에도 실패했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성급한 판단보다 차분히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추창호(53·평창군 봉평면)씨는 "지난번에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라고해서 다들 들떠 불꽃놀이하려고 폭죽도 사다놓고 했는데 (떨어져서)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며 "삼세판이란 말이 있듯이 이번엔 꼭 되리라 믿지만 조금 더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미디어부는 사진기자들의 취재를 전면 통제하면서 한때 기자단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