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입김에 '갈지자' 행보 그리다 결국 철회…경제정책 전반 혼선 불가피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인 'MB노믹스'의 근간을 이루는 감세정책이 결국 무산됐다. 정부가 추진하던 핵심 경제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둘린 결과다. 앞으로 경제정책전반에 큰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당정은 협의를 통해 소득세, 법인세 추가 감세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당정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에 주로 적용되는 과표 500억원 이상 법인세 최고세율(22%)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다만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위해서는 과표 2억원 이상 중간 구간을 신설해 당초 예정대로 법인세율을 20%로 인하하기로 했다. 소득세 최고세율(과표구간 8800만원 이상)도 현행대로 35%를 유지한다.
MB 정부의 '감세정책'은 기업과 가계의 세금 부담을 완화해 주면 사회 전체적으로 투자와 소비가 늘어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세수증대 및 서민생활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낙수효과'(트리클다운)에 바탕을 둔다.
감세정책은 '747공약'(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을 달성을 위해 추진된 핵심 정책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직후 2008년 세제개편을 통해 2009년부터 25%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췄다. 2010년부터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0%로 낮추고 과세표준 8800만원을 초과하는 구간의 소득세율 역시 35%에서 33%로 낮춘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재정건전성이 중시되고 세수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추가감세 적용 시기는 국회에서 논란 끝에 2012년으로 미뤄졌다.
이후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 여파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됐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야당은 정부의 감세정책 효과가 대부분 대기업과 부유층에 집중돼있다는 점을 들어 '부자감세' 논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물가 급등에 부자감세 논란까지 겹치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은 급락했고 내부에서 위기감은 증폭됐다.
한나라당은 한때 법인세는 인하하되 소득세는 인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의 집요한 부자감세 논란 제기에 결국 감세정책 철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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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끝까지 감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의 이 같은 결정에 손을 들고 말았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감세정책은 수년 째 갈등만 빚다가 결국 누더기가 돼 추진이 중단되고 말았다.
특히 법인세 감세 철회는 정부 정책의 해외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 유인도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감세정책 철회를 계기로 정부의 경제정책은 '성장'에서 '분배'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MB노믹스'의 완전한 수정을 의미한다.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본부장은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로 정부 정책에 대한 대외신인도나 투자 유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의 입김도 컸지만 정부도 어찌 보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해 세수를 확충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일부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는 해주기로 한만큼 재정과 세제 균형을 모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