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40)는 매주 로또나 연금복권을 구매하는데 1만 원을 소비한다. 한 달이면 4만 원을 복권 구매로 쓰는 셈이다. A씨는 5000원을 받는 5등에도 당첨된 적이 거의 없지만 매주 복권 구입을 멈추지 않는다. 혹시나 1등에 당첨되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복권은 카지노, 경정, 경마 등과 더불어 6개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감독통합위원회(사감위)로부터 매출 총량에 대한 규제를 받는다. 도박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복권 역시 중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복권 발행 총량을 현행 2조8000억 원에서 오는 2016년까지 5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복권 판매액이 국내총생산(GDP)의 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4%의 절반에 불과 한만큼 복권 발행을 늘려도 된다는 게 정부 논리다.
지난해 복권 매출은 3조1000억 원을 기록, 사감위가 권고한 2조8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발행된 연금복권이 로또만큼이나 선풍적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복권사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복권 발행 총량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되 궁극적으로 복권을 사행산업에서 제외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복권의 유병률(중독성)이 20% 수준에 그쳐 카지노·경마 등의 80%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복권판매가 늘수록 저소득계층에 대한 공익사업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복권 매출의 절반 이상이 공공사업(복지)을 위한 기금(수익)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권 발행 확대를 두고 국민의 노후 불안을 노린 또 하나의 간접세 확대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담배·술 등에 붙이는 세금을 인상하거나, 환경세 등 세목을 신설할 경우 강한 조세저항에 직면한다. 그러나 복권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심리를 교묘하게 활용해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는 만큼 '고통 없는 세금(Painless tax)'으로도 불린다.
복권 발행 총량을 확대하려는 이면에 정부가 보다 손쉽게 공공사업 등에 들어갈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