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값 뻥튀기후 보조금" SKT·삼성電 등에 453억 과징금

"휴대폰값 뻥튀기후 보조금" SKT·삼성電 등에 453억 과징금

엄성원 기자
2012.03.15 12:07

공급가·출고가 부풀려 고객 기만..이통·제조사에 과징금 453억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통신사, 제조사들의 착시마케팅 수단이 돼버린 휴대폰 보조금 지급 관행에 대해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결론을 내리고 450여 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공정위는 15일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SKT(100,000원 ▲1,200 +1.21%),KT(61,700원 ▼300 -0.48%),LG유플러스(16,600원 ▼140 -0.84%)등 통신3사와삼성전자(219,500원 ▼5,000 -2.23%),LG전자(127,500원 ▼2,400 -1.85%), 팬택 등 휴대폰 제조3사(이하 제조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453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통신사는 출고가를, 제조사는 공급가를 각각 부풀린 뒤 보조금을 지급, 소비자들에게 비싼 휴대폰을 싸게 사는 것처럼 착각하게끔 만들었다. 이때 보조금만큼 가격이 부풀려진 탓에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제 할인혜택은 전무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통신사, 제조사 모두 보조금 비용을 휴대폰 가격에 전가해 실질적 부담이 없었고 (가격 부풀리기의 경우) 소비자유인 효과가 커 통신사와 제조사간 이해관계도 일치했다"고 지적했다.

◇짜고 치는 가격 부풀리기=공정위 조사 결과 지난 2008년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가 폐지 이후 통신사와 제조사들이 서로의 양해 속에 가격 부풀리기를 통해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행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전의 경우, 통신3사가 휴대폰 판매시 판매마진을 직접 챙기지 않고 요금수익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었다.

통신사와 제조사들은 보조금(제조사의 경우, 장려금)을 많이 주는 휴대폰에 먼저 눈길이 간다는 점을 이용, 수십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휴대폰 가격을 부풀렸다.

통신3사는 출고가를, 제조3사는 공급가를 각각 부풀렸다. 통신3사의 경우, 제조사와의 협의를 통해 2008~2010년 3년간 총44개 휴대폰 모델(SKT 26종, KT4종, LGU+ 14종)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 공급가에 비해 출고가를 현저히 높게 책정하고 그 차액을 보조금으로 돌렸다. 공급가와 출고가간 차이는 평균 22만5000원에 달했다.

이 때 제조사는 출고가가 높으면 소비자에게 고가 휴대폰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통신사 공급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출고가를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며 통신사들의 가격 부풀리기에 동조했다.

제조사들은 또 향후 지급되는 보조금을 감안해 일찌감치 공급가를 부풀리기도 했다. 2008~2010년 제조3사는 총 209개 휴대폰 모델(삼성전자 90종, LG전자 69종, 팬택 50종)의 공급가를 실제 이상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통신3사는 보조금 분담을 요구하며 제조사들의 공급가 부풀리기를 용인했다.

209개 모델의 평균 장려금 지급액은 23만4000원으로, 공급가의 40.3%에 달했다. 보조금을 빌미로 가격을 부풀린 탓에 수출가격에 비해 국내 공급가가 배 이상 비싼 경우도 있었다. A사 O모델의 해외 평균 수출가는 25만5000원인 데 비해 국내 평균 공급가는 2배가 넘는 56만8000원에 달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와 관련, "2008~2010년 출시된 휴대폰 모델 거의 대부분의 공급가 또는 출고가가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허울뿐인 보조금으로 소비자 발목잡기=내부 문서에서도 이처럼 통신사와 제조사가 가격 부풀리기를 통해 소비자들을 의도적으로 현혹시키려 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A사 내부문서엔 공급가격에 비해 고가로 명목 출고가를 책정하고 명목 출고가와 공급가의 활용해 이용해 보조금을 운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고가의 단말기를 낮은 가격에 구매하는 착시현상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보조금을 빌미로 높은 위약금을 부과, 고객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판매정책도 담고 있다.

공정위는 이에 착시마케팅을 이용한 명목상 보조금은 실질 할인 혜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소비자가 이를 미리 알았다면 지금과 같은 거래조건으로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또 이름뿐인 보조금이 출고가를 부풀려 실질 소비자 구매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B이통사 유명 모델의 경우, 공급가와 출고가간 차이는 31만원인데 비해 평균 보조금은 7만8000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휴대폰 가격이 비싸지면 휴대폰을 살 때 보조금이나 요금할인 혜택을 더 받기 위해 실제 필요 이상의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SKT 202억, 삼성電에 142억 과징금

공정위는 이 같은 통신사 및 제조사들의 가격 부풀리기를 통한 고객 기만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 중 위계에 의한 부당 고객유인행위(공정거래법 23조1항 3호)에 해당된다며 SKT, 삼성전자 등에 총 453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통신3사 중 SKT에 가장 많은 202억5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KT와 LG유플러스에 각각 51억4000만원, 29억8000만원이 각각 부과했다.

제조3사 중엔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142억8000만원이, LG전자와 팬택에 21억8000만원, 5억원의 과징금이 각기 부과됐다.

공정위는 또 가격 부풀리기식 장려금 지급 행위를 중단하거나 공급가와 출고가 차이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한편 통신사와 제조사들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방통위와의 이중 규제나 외사와의 역차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SKT의 경우,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공정위의 통신시장 실태조사는 주무부처인 방통위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명백한 이중규제라고 주장했다. 또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소비자를 속이고 부당하게 고객유인을 한다는 공정위 심의결과는 현재 시장경쟁과 유통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영선 국장은 이에 대해 "가격 부풀리기식 보조금 지급에 대해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방통위와의 이중 규제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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