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균형재정' 선포···정치권과 한판 예고

정부 '균형재정' 선포···정치권과 한판 예고

김진형 기자
2012.04.24 15:45

정치권 복지확대 요구 전부 수용 못해..강력한 세출구조조정 통해 지출증가 억제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의 원칙으로 '균형재정'을 선언했다.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 또 닥칠 수 있는 미래위기에 대비해 미리 재정을 비축해 놓겠다는 의지이다. 한편으로는 사실상 막대한 규모의 복지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정치권과의 한판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정치권이 제시한 복지공약을 모두 수용할 경우 '균형재정'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산안 편성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균형재정' vs 정치권 '복지확대'= 김동연 기획재정부 차관은 2013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설명하면서 '균형재정을 달성해야 하는 이유'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1980년대 이후 재정수지 추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1980년대 이후 균형재정을 달성한 것은 2003년 단 한차례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가 말하는 균형재정은 관리대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0'이 되는 수준이다. 관리대상수지는 정부의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국세 등 정부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다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산출한다.

관리대상수지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1.1%에서 금융위기로 인해 2010년 -2.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결산결과 -1.1%까지 회복했다. 이 수치를 2013년 결산이 끝나면 '0'이 되도록 만든다는 얘기다.

관건은 정치권이 요구하는 복지 확대다. 정부가 총선 전 계산한 정치권 복지공약에 따른 재정소요액은 5년간 268조원이다. 연간 약 53조원에 달한다.

이를 내년 예산에 전액 반영하면 재정지출은 올해 325.4조원 보다 무려 16.3% 증가하게 된다. 정부가 중기재정계획에서 예상한 내년 재정수입은 357.7조원으로 증가율은 9.2%에 불과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더 늘어나 균형재정 달성은커녕 오히려 재정수지 적자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차관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 (정치권의) 복지 요구들에 대해서는 예산 심의 과정이나 국회와의 협의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될 것"이라고 점잖게 표현했지만 정부는 국회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지출증가율, 수입보다 5%p 낮게= 정부도 '복지확대'라는 큰 방향에는 동의하고 있다. '정치권이나 국회에서 요구하는 복지 지출 중 정부 입장과 맞는 부분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예산 편성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경기가 좋지 않아 내년 세입이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세출구조조정'은 매년 예산편성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올해는 그 강도가 다르다.

올해는 세출구조조정을 실시할 8대 분야를 구체적으로 선정했다. 연구개발(R&D), 공적개발원조(ODA), 국방, 인건비, 전달체계, 보조사업, 재정융자, 정책연구용역비 등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연평균 10%씩 늘어난 R&D 예산은 그동안 성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강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인건비 등 사실상 고정지출로 여겨져 왔던 분야에 대해서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 증가율을 수입증가율보다 크게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균형재정 확보를 위해 그동안 총지출증가율을 총수입증가율보다 3%p 이상 낮게 유지하는 재정규율을 예산 편성의 원칙으로 삼아 왔다. 올해 예산은 그 격차를 4%p까지 확대했다. 김 차관은 이에 대해 "지출증가율과 수입증가율과의 차이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다른 고위 관계자는 "4.9%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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