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택근무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에너지 안보 대응 수단으로 재평가됐다. 막대한 수요 절감의 잠재력 때문이다.
12일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이 발표한 '차량 운행 제한 및 재택근무 시행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절감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재택근무 참여율이 60%에 달할 경우 하루 최대 2만8804배럴의 석유제품을 아낄 수 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공공기관 차량 2부제의 하루 절감량인 1만2974배럴의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임금근로자의 26.6%인 약 586만개 일자리가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무직 종사자의 절반 이상인 53.8%가 자차로 출퇴근하는 만큼 이들의 참여가 에너지 안보의 '키'가 될 수 있다.
연구원은 "재택근무를 단기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중기 수요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업종별 가이드라인 마련과 디지털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이브리드(HEV) 차량의 딜레마도 정부가 고민해볼 지점이다. 에너지 절감 대책 추진 과정에서 급증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부문 2부제 의무 적용 대상 중 하이브리드 차량은 약 18만5000대로 전체의 약 12%를 차지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95% 이상이 휘발유 기반이라는 이유로 일반 내연기관차와 함께 소비 절감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승용차의 연비는 리터(ℓ) 당 14.34㎞로 11.22㎞인 일반 휘발유차보다 월등히 높은데 위기시에 이런 효율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동일한 운행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자율적 5부제의 실효성도 숙제다. 정부는 민간 부문에서 강제적인 규제 대신 자발적인 5부제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실제 참여율이 낮을 경우 정책 효과는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4년 서울시 승용차요일제 당시 행정상 가입률은 31.1%였으나 실제 참여율은 16.4%에 불과했다. 더욱더 복잡해진 사회서 차량 보급률 등의 증가로 이번에도 저조한 참여율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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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에 따르면 민간 5부제 참여율이 16%에 그칠 경우 하루 절감량은 4970배럴에 불과하지만 30%로 높아지면 9318배럴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는 정부가 앞서 검토한 공공기관 차량 5부제의 하루 평균 절감량 약 5190배럴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민간 참여가 저조할 경우 공공부문의 약한 단계 조치보다 실효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 캠페인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인센티브와 인프라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