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재정 위해 내년에 적자국채 '0' 계획, 97년 이후 처음..채권시장엔 '호재'
정부가 내년에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균형재정 달성을 위해서다. 성공한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내년에 정부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것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내년에는 적자국채 발행이 없도록 예산안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자국채란 교환, 바이백(조기상환), 만기상환 등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가 아닌 새로 빚을 내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다. 정부는 세출(지출) 계획에 비해 세입(수입)이 부족할 경우 적자국채를 발행해 부족한 수입을 보충한다. 매년 예산안 편성시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정해 국회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 적자국채 발행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9조7000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적자국채를 발행해 왔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5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감소해 올해는 총 13조8000억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내년도 균형재정 달성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내년 예산안이 '15년 만에 적자국채 없는 예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여기에는 세계 경제가 예상처럼 완만하게 회복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될 경우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 등이 닥칠 경우에도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정부는 2003년에도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은 예산안을 짰지만 태풍 '매미' 피해 복구를 위해 3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밖에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복지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정치권과의 협의도 거쳐야 한다. 다만 '적자국채 발행=국가채무 증가'라는 점에서 정치권이 대놓고 적자국채 발행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정치권은 복지지출 확대를 위한 재원을 증세 등을 통한 세수 확대로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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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적자국채 발행이 없어지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체 국채발행 규모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채 발행 감소는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중앙은행의 한국 국채 매수가 늘고 있는데다 보험사 등의 장기채권 수요가 꾸준한 점을 감안하면 공급이 줄 경우 가격이 상승해 채권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