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저지른 어린이집 강도 높은 처벌, 국공립·기업 보육시설 확충 시급
어린이집이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된 보조금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책 허점을 노린 보조금 부당 수령과 운영권 불법매매 등이 적발되면서 어린이집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특히 자본 여력이 안 되는 원장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 어린이집을 열다보니 빚을 갚기 위해 부실한 급식과 간식을 지급하고 보조금 횡령, 수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정부가 올해부터 소득에 관계없이 0~2살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더욱 증가하고 있다. 0살 영아 1명만 맡아도 75만5000원의 정부 지원금이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만큼 유혹이 커진 것이다.
일부 어린이집은 아이를 허위로 등록시킨 뒤 부모와 보육료를 받아 나눠 갖는가 하면 권리금을 주고 법인 어린이집 운영권을 매매하거나 임대해주는 불법 매매까지 성행하고 있다. 어린이집 운영권 매매 전문 브로커까지 등장할 정도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600페이지에 이르는 어린이집에 대한 규제를 간소화하되 ▲ 국공립·기업 보육시설 확충 ▲ 보육교사의 자질 향상과 처우 개선 ▲ 불법 리베이트·보조금 부정수령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 등 어린이집 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국공립, 기업 보육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맞벌이 부부들이 신뢰하는 국공립 보육시설은 영유아 인원 대비 20%에 불과하다. 기업 부설 보육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국공립 시설을 확대하는 것이 비리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김은정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는 "사회적 문제가 되는 어린이집은 대부분 민간어린이집이기 때문에 정부는 국공립, 기업의 보육시설 건립에 대한 지원 대책을 내놓고 미설치 기업체에게는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리와 불법을 저지른 어린이집은 보조금 환수나 영업정지에 그칠 게 아니라 문을 닫도록 하고 한번 비리를 저지른 원장은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해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 보조금이 국민 혈세로 투입되는 만큼 비리로 적발된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금 회수, 운영자격 박탈 등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보조금 관리는 정부 책임이라는 점에서 엄격해야 하고 학부모의 시설 운영 참여도 강화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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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시설에 대한 관리감독과 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강화하고 보육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 과제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기획관리실장은 "행정처분을 받은 어린이집의 명단을 일반에 공표하고 감독기관의 점검·평가 결과를 포함한 보육시설 운영 전반에 관한 '정보공개정책'을 도입해 시설운영자 간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보육시설 운영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육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처우를 개선 시켜야 양질의 보육을 기대할 수 있다"며 "보육 종사자들의 자질과 보육의 질이 비례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