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기침체, 금융위기 때와 달라 '이러다…'

경제 장기침체, 금융위기 때와 달라 '이러다…'

유영호 기자
2012.07.03 05:29

[경제전문가 19인 긴급 경기진단]응답자 절반 "올 2%대 성장"…투자개선 등 내수활성화 집중해야

일시적인 '성장통'일까, 아니면 일본과 같은 '장기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징후일까. 국내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올해 2분기를 바닥으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거라는 낙관론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문제는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유일한 '성장 엔진'인 수출마저 유럽발 재정위기 직격탄을 맞으면서 장기간의 저성장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고조되는 이 때 머니투데이는 2일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경기회복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경제전문가 19인을 대상으로 긴급 경기진단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 경제가 'A형'의 경기사이클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의 'V형', 'U형', 'W형'과 달리 경기가 소폭 회복됐다가 다시 나빠지는 형태의, 즉 침체와 회복 정도가 모두 지지부진한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위기가 장기화 될수록 악영향이 오래 지속돼 회복이 많이 더디다"면서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달리 급격한 반등 없이 조금 회복되다가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하는 형태의 새로운 경기사이클이 오래간 지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3%, 내년 4.3%로 수정한 것에 대해서도 "낙관적 인식"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과반(67.4%)이었다.

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상태라면 경제성장률 3% 달성도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의 파급강도를 낙관적으로 본 것이거나, 전망치를 너무 많이 낮춰 국민에게 충격을 줄 수 없어 3.3%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워 보이고 설혹 안정을 찾는다 해도 선진국의 재정긴축으로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4.3%의 경제성장을 실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편성 없이 여유재원을 활용한 8조5000억원의 재정투자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선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정책 여력을 남겨놓는 게 중요하다"면서 "경기악화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는 주되, 긴 호흡을 갖고 가용자원만을 동원한 건 적절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는 "내수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의 투자 위축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기초하는 만큼 이를 해소해 '투자→소비→생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돌리면 경기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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