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음 정부가 진정 물려받고 싶은 것

[기자수첩]다음 정부가 진정 물려받고 싶은 것

김진형 기자
2012.09.06 17:46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이 2%대로 낮췄고 다른 연구기관들도 동참할 태세다. 골드만삭스가 6일 2.6%를 제시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2%대 수정을 시사했다.

정부는 여전히 올해 성장률 3.3%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망치가 아니라 '정책의지'가 담긴 목표치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통해 3%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경제주체들은 너무 움츠러들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숫자다.

문제는 그 희망의 메시지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드러나는 경제지표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부자들도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가 부진하다. 그나마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2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질 GDP(잠정치)는 전기대비 0.3% 성장에 그치면서 '헉'소리 나게 충격을 줬던 속보치(0.4%)보다 더 떨어졌다.

정부는 매주 기업투자 확대,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책 하나하나만 들여다보면 '주옥같은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는 정책들도 적지 않지만 한꺼번에 수십개 대책이 쏟아지면서 제대로 조명 받지도 못할 정도다. 일부에선 '대한민국 공무원의 신속성'에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이 정도로 얼어붙어 가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녹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주체들의 애로사항을 찾아서 하나씩 해결해 주고 법인세와 전기료 인상 등 기업들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고 있지만 '유럽 위기', '대선'이라는 근본적인 불확실성은 정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정부가 균형재정을 고수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물음이 나오는 이유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처럼 '균형재정이 중요한 가치'인 것은 분명하다. 재정위기로 선진국들의 신용등급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와중에 한국의 신용등급이 오른 큰 이유가 '재정건전성'인 것도 틀림없다. 현 정부 들어 악화된 재정수지를 균형으로 돌려 '깨끗한 대차대조표'를 다음 정부에 물려주는 것도 멋진 마무리다.

하지만 균형예산을 물려주더라도 경기가 이렇게 계속 악화되면 새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린다. 예산은 균형으로 짰지만 실제 결산은 적자가 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다음 정부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균형예산'일까, '2%대로 추락한 성장률과 얼어붙은 경제심리'일까. 고민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20일 후 내년 예산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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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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