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무총장 "한국, 전기요금 15% 인상해야"

IEA 사무총장 "한국, 전기요금 15% 인상해야"

정진우 기자
2012.11.23 13:12

[인터뷰]마리아 반 더 호벤 IEA 사무총장 "전력·가스 시장 독점 깨고 경쟁시켜야"

↑ 마리아 반 더 호벤(Maria van der Hoeven) IEA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지식경제부
↑ 마리아 반 더 호벤(Maria van der Hoeven) IEA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지식경제부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15% 정도 인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전기요금의 원가보상률(총수입을 총원가로 나눈 비율)은 90%(2011년 87.4%) 수준으로, 100원어치 전기를 팔면 10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데 원가보상률을 맞추고 신재생에너지 추진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해서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국제에너지기구(IEA) 가입 1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마리아 반 더 호벤(Maria van der Hoeven) IEA 사무총장은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의 전력요금이 정부 정책과 제도 때문에 낮다"며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투자와 유지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15%는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리아 IEA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교육문화과학부, 경제통상부 장관을 역임하고 지난해부터 IEA를 이끌고 있는 국제 에너지계의 주요 인사다. 이날 마리아 사무총장의 얘기와 IEA가 한국에 권고한 '에너지정책 국가보고서'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대부분 동의한다고 밝혀 내년 전기요금 인상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의 전력요금 체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 이 문제는 내가 답할 게 아니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몫인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의 전기요금이 낮은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 정부 정책이나 제도 때문에 그렇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맞추고, 유지관리비까지 감안한다면 지금보다 15%는 인상돼야 한다. 그만큼의 인상분을 토대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등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 전력과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 전력과 가스 분야에서 개혁을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독점적인 체계엔 교체 틀이 필요하다. 이런 시장엔 규제가 있지만, 거기에도 경쟁이 있어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에서도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좋은 모방 사례다. 물론 한국의 정책 등 고유 상황을 고려해서 정부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결국 이 개혁이란 것도 한국 상황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완벽한 모델은 있을 수 없다. 자기 나라의 시장 모델을 저 탄소 쪽으로 어떻게 끌고 가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

- 우리나라 현실에서 원자력발전소(원전)가 더 필요하다고 했는데, 국민들의 반대가 너무 심하다

▶ 원전 문제는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어떤 기술적인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선 국민들의 100% 동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국민들의 감정적인 부문이다. 국민들은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원전에 대한 문제가 많다고 본다. 여기엔 대책이 필요하다. 품질이 인증된 부품을 투명한 방식으로 사용하게 하는 등 어떤 문제에 있어서도 제대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

- 가스시장의 개혁 방향에 대해 알려줘라.

▶ 기존 가스시장에 대한 규제의 틀이 바뀌고, 경쟁이 투명하게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민간 등이 참여하는 경쟁 여건도 잘 마련돼야 한다. IAE에선 이런 문제를 모두 합쳐서 얘기하고 있는데, 독점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좀 더 구체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업계 관계자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한다. 실패한 사례도 찾아보고,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을 확보하는 등 앞으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건 누가 할 것인가. 바로 한국 정부가 해야 한다.

- 한국의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원전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나도 선거에 참여했던 사람이다. 선거에선 내 아이디어를 전달해야 한다.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전달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다뤄야 한다. 이를 위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조치도 필요하다. 숨김없이 투명하게 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대선 후보들은 원전정책이 폐지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해선 어떤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까지 해야 한다

- 다른 나라는 원전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 각 나라는 에너지원을 다변화해야 한다.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원전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인 에너지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도 중요하다. 경제적인 효과를 감안해 미래에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정부가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 IEA가 한국에 기대하는 건 뭔가?

▶ 먼저 한국은 녹색성장 정책 등 에너지 전반을 놓고 봤을 때 잘 해왔다고 본다. 업계의 노력도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업계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에너지 수급 문제 등 잘 되진 않았을 것이다. 변화는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업계 관계자들은 에너지 정책 입안에 많이 관여시켜야 한다.

- 석유 비축과 방출 기준은 물량이 아니라 유가 상승 아닌가?

▶ 이란에 제제조치가 취해졌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올해 초부터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 업계가 비축 물량을 충분히 저장하는 걸 인정했다. 다만 IEA가 유가를 결정하는 기관이 아니다.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그건 우리가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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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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