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분장 두고 5년전 갈등 재현 되풀이···ICT업계+과기계 "기초과학과 실용IT를"
ICT(정보통신) 정책 기능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전되면서 앞으로 방송통신원회는 방송통신 규제 전담기구로 축소될 전망이다. 독임부처를 요구해온 ICT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있다. 특히 방송통신 융합 추세에서 진흥규제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후 각 기구에 담길 업무분장을 두고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민봉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1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방통위는 현재 수행하는 방송통신 규제 및 진흥 기능 중 진흥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규제 전담 조직으로 대통령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위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신설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ICT 업무는 차관제를 도입해 관장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 방통위는 방송통신 규제와 진흥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진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전함에 따라 조직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분장 업무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우선 이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통위 내 진흥업무는 방송통신융합실 업무가 대표적이다. 방송통신융합실은 방송통신 융합정책과 방송 프로그램 진흥정책, 방송통신 및 방송기술의 중장기 연구개발, 방송의 디지털 전환 등을 담당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인터넷 정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정책국도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주로 규제 기능을 담당하는 방송정책국의 인허가 업무, 통신정책국의 인가업무, 이용자보호국 업무가 남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주파수 업무만 해도 방송기지국 등 무선국 허가를 담당하는 규제와 주파수 정책을 집행하는 진흥업무로 나뉜다. 통신정책국 업무 역시 진흥업무와 규제업무가 섞여있다. 업무분장을 두고 혼란이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는 방통위의 업무는 법에 보장된 방송사업자의 허가, 방송프로그램 및 방송광고의 운용·편성, 한국방송공사의 이사 추천, 한국교육방송공사의 임원 및 이사, 방송문화진흥회 임원 등의 임명권 등이다.
정보통신업계는 ICT 전담부처 설립이 불발됐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정보통신업계 및 관련 학계 전문가들은 ICT분야의 네트워크 고도화, 인터넷 산업 활성화, 창의적 SW(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라는 창조적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진흥과 규제 단일체계 속에 신속한 정책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ICT대연합은 15일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ICT 전담부처 신설에 미치지 못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국회 입법과정에서 100만 ICT인의 염원이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ICT대연합은 ICT 관련 학회, 협회, 포럼 등 단체들의 연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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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신업체 고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발굴과 규제 업무가 이원화되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며 "진흥과 규제가 이원화될 경우 진흥마저도 잘 안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기관의 업무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단기 규제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인 관점의 큰 그림을 쳐다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기능이 ICT가 될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보다 ICT 진흥 육성 기능이 강화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내놨다. 이런 이유로 이미 과학기술계에서는 ICT 업무와 기초과학 업무를 한 부처에서 관장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실용' 위주의 ICT 정책에 기초과학이 다시 외면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방송업계도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은 이미 융합의 시대가 됐고 진흥과 규제도 분리 자체가 애매한 부분이 많다"며 "융합시대에 방송 시장의 규제와 진흥을 복합적으로 풀어야되는데 당분간 사업자간 갈등이 더 심화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ICT는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단거리'이고 과학기술 분야는 긴 안목으로 봐야하는 '장거리'인데 미래창조과확부가 함께 이를 관장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겠냐"며 "현 방통위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였는데 이번 개편안대로 된다면 현 방통위 조직 보다 나아지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