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정책실장'…정책 타워는 '경제부총리'

사라진 '정책실장'…정책 타워는 '경제부총리'

박재범 기자
2013.01.21 17:12

대통령 비서실의 핵심 자리였던 '정책실장'이 사라진다.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때 만들어진 정책실장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다가 1년반만인 2009년 8월 부활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정책실장은 3년 6개월 만에 다시 폐지되게 됐다.

이는 곧 청와대에 집중된 과도한 정책 기능의 부처 환원을 뜻한다. '옥상옥(屋上屋)'의 폐지이자 신설되는 '경제부총리'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그간 정책실장의 위상을 돌이켜보면 의미는 확인된다. 노무현 정부 때는 이정우 초대 정책실장을 비롯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김병준 전 실장, 변양균 전 실장 등이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현 정부에선 윤진식 의원, 백용호 전 실장 등이 맡았다. 모두 이른바 '정책 실세'라 불리는 이들이다.

자연스레 청와대가 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부처를 장악하는 모양새로 읽혔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무'쪽을 챙겼다면 '정책'은 정책실장의 몫이었다. 대선 공약이나 대통령의 의중은 정책실장이 주재하는 회의를 통해 부처로 전달했다. 부처의 자율권은 그만큼 줄었다. 주요 현안은 청와대로 몰렸다. 부처별 조율이나 협의 대신 청와대 정책실장 테이블로 올라왔다.

참여정부 당시 경제부총리 제도가 있었지만 정책 총괄 기능은 청와대 책임이 됐다. 현 정부에선 경제부총리마저 없어 모든 결정의 책임이 청와대에 쏠렸다. 책임에 따른 위험은 고스란히 청와대의 몫이었다. 부처 수준에서 감내할 이슈가 '국정 아젠다'로 격상되는 사례가 적잖았다. 참여정부 초기 부동산 정책이나 현 정부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책실장-수석' '정책실장-장관' '수석-장관'간 관계설정도 애매했다. 이견과 반목이 고스란히 불거지며 국정 운영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발생했다.

정책실장 폐지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당장 정책 관련 청와대 '입김'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경제수석을 비롯 분야별 9명의 수석을 두지만 부처를 지휘하는 과거 흐름과는 다르다는 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설명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장관 업무를 조정하는 기능이나 중복되는 기능을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레 정책 콘트롤 타워의 위상은 명실상부 '경제 부총리'가 갖게 됐다. 그래도 경제수석의 역할은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만 보면 정책실장 폐지로 경제수석이 챙길 일이 많아졌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청와대와 경제부총리간 연결고리 역할도 해야 한다.

실제 대통령 비서실의 경제수석을 비롯 고용복지수석 등 경제분야는 물론 국정기획수석, 미래전략수석, 교육문화수석 등도 경제 부총리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직 관료는 "경제부총리-경제수석의 호흡이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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