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경부 '통상 4.0' 전략 수립...인수위 보고

[단독]지경부 '통상 4.0' 전략 수립...인수위 보고

유영호 기자
2013.02.14 05:55

수출→기업, '지원틀' 확대…FTA서 WTO로 통상체제 무게중심 전환

정부가 통상정책의 기조를 수출 중심의 단순 '무역(trade) 지원'에서 해외투자, 특허, 표준, 지식재산권 등을 포괄하는 '상업(commerce) 지원'으로 전환한다.

또 자유무역협정(FTA)로 대변되는 양자 통상체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 통상체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선다.

1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대외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통상정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인수위에 보고했다. 지경부는 외교통상부로부터 통상업무를 이관 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 조직이 확대·개편 될 예정이다.

지경부는 선진통상국가 도약을 위해 통상정책 기조를 과감히 혁신할 방침이다. 한국이 세계 8위의 무역대국,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커졌으나, 통상정책의 질은 여전히 이런 위상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라는 판단에서다.

1960년대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을 시작했던 통상 1.0시대에서, 1980년대 미국 통상압력 등으로 수입자유화를 맞이했던 통상 2.0시대, 1990년대 후반부터 FTA로 경제영토를 넓혀 무역 1조달러 시대를 개막한 통상 3.0시대를 넘어 산업과 통상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 새로운 통상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통상 4.0 전략'의 핵심은 통상정책의 중심을 국가에서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의 외교통상정책이 '국가 대 국가(G2G)' 구조에서 관세, 통관 등 무역장벽 해소에 그쳤다면 새로 탄생하는 산업통상정책은 '국가와 기업(G4B)' 구조에서 해외투자, 특허, 표준, 인증, 지재권 등을 포괄한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중국 등 통상대국의 정책과 유사한 형태다.

지경부 관계자는 "과거처럼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을 해외에 내다 팔거나 단순히 수입품을 국내에서 파는 것으로는 무역을 늘릴 수 없다"며 "앞으로의 통상정책은 해외에 진출하거나 진출할 계획을 가진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쪽에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통상 구조에서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해외투자, 인수합병(M&A), 특허, 표준, 인증 등 기업의 모든 해외활동이 사실은 통상의 영역"이라며 "이들을 포괄하는 산업통상 정책으로 우리나라 통상의 질적 성장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체제의 다변화도 이뤄진다. 한국은 2001년부터 진행된 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속도감 있는 FTA에 집중했다. 다자 통상체제의 위기 극복 활로를 양자 통상체제에서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FTA 일변도 정책을 펴면서 국제 통상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은 오히려 위축된 상태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이 변칙(FTA) 기술에만 집중해 심판(WTO)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뼈 있는 농담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WTO는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입법기능부터 분쟁을 해결하는 사법기능까지 포괄하는 복합적인 국제기구"라며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기회비용이 큰 FTA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넓은 시야와 긴 호흡을 가지고 WTO 체제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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