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어디죠?", "A고교 출신 맞으세요?"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 선 6인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에게 취재진이 던진 질문이다.
내정자들은 "A고 출신이다", "원래 고향은 B도지만, C도에서 주로 살았다" 등 시시콜콜한 답변을 내놓았다. 정이 넘치는 사담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인수위 담당기자들은 속이 터진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수차례에 걸쳐 각 부처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장·차관급 참모진 인사 발표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발표 과정에서 박 당선인 측과 인수위원회는 내정자의 전·현직 직책만 소개할 뿐, 인선 배경 설명은 거의 없었다.
내정자들의 간단한 인적사항조차 공개하지 않아 취재진은 인물정보 사이트 검색에 바빴다.
인사 발표를 맡은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등은 인사 명단을 읽는 역할에 그쳤다. 의례적인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발표자들은 인선 배경 질문에는 충분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매번 빨리 발표장을 떠나고 싶은 기색이 역력했다.
인수위에는 '인사권'이 없다.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인사권자인 박 당선인 또는 당선인 비서실이 인사 발표에 한 차례도 나서지 않았다. 박 당선인이 직접 소개한 사람은 중도 사퇴한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유일하다. 인수위는 취재진의 인사 관련 질문에 매번 "당선인의 영역"이라며 답변을 피했지만, 결국 마이크는 인수위가 잡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다.
박 당선인의 '불통(不通)' 이미지는 1998년 정치에 입문한 후부터 계속된 약점이었고, 대선 이후에도 이어졌다. 취임도 하지 않은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를 밑도는 것 역시 소통 부재 탓이 크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새 정부의 정무수석에 내정됐다. 그는 2004년부터 줄곧 박 당선인의 '입'이라고 불렸다. 대선 직후 당선인 비서실로 들어갈 때는 "귀는 있다"며 함구령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그는 다시 청와대 입성 첫 소감으로 "소통수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과 귀'를 모두 경험한 그가 '소통' 청와대를 만들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