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피터팬' 줄이고 '히든챔피언' 키워라

[기고] '피터팬' 줄이고 '히든챔피언' 키워라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2013.03.22 07:57
↑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글로벌 경제위기는 잘 넘겼으나, 앞으로도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가 우려되는 등 경제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취업·결혼·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3포 세대(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근래 20년간 감소추세에 있는 중산층을 복원해야 한다. 또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체제도 개선해야 하고,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모든 과제들은 모두 중소기업의 성장과 연결된다. 국내 사업체수의 99%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중산층 소득이 늘어난다. 그에 따라서 내수도 회복되고 경제가 활력을 갖게 된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독일의 히든챔피언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중견기업 규모지만 개별 전문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1200여 개의 히든챔피언은 독일 경제의 버팀목이다. 독일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천명하고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기업성장 사다리' 구축을 채택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정책 방향은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해 있는 현실은 독일과는 많이 다르다.

독일에선 히든챔피언이 활약하는 반면, 가뜩이나 중견기업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선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고, 중소기업으로 남아 지원정책의 수혜를 보려는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기업만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보호, 대기업=규제'라는 이분법에 따라, 중소기업에게는 각종 재정지원과 규제완화 등을 적용하고,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동시에 수많은 지원을 없애고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경제정책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기업은 기업 쪼개기, 고용인원 의도적 감축 등을 통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피터팬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지난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개발 세액공제, 가업승계 등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부담을 완화하는 등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 있는 중견기업 입장에서 보기엔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중소기업을 위한 조세, 금융, 공정거래, 기술, 인력, 판로 등 수 많은 지원시책에 비해, 중견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정부정책이나 제도는 아직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과 동시에 글로벌 전문기업의 육성도 중요하다. 노키아의 연도별 실적에 따라 GDP가 좌우되는 핀란드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도 일부 대기업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다수의 글로벌 전문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정부는 세계 주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혁신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 펼칠 필요가 있다. 중소·중견기업도 국내 시장에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면, 세계적인 안목을 갖고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작은 기업도 아니고, 큰 기업도 아니다. 성장하는 기업만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앞으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업성장 사다리 구축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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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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