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태, 개선할 것 많다"…"대기업집단 지배구조·시장 구조 파급효과 고려"

노대래 전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30일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한만수 전 후보자가 지난 25일 자진사퇴한 지 5일 만이다.
노 후보자는 경제기획원(EPB),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등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 관료다. 공정위는 김동수 전 공정위원장에 이어 잇따라 경제 관료를 수장으로 모시게 됐다. 공정위 수장이 외부 발탁에서 관료로 선회한 데는 검증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 관료만큼 인사청문회 검증을 통과할 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의미다.
노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조달청장, 방위산업청장 등 정부 고위직을 맡아왔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신고한 재산 내역은 15억4900만원 수준이다. 배우자와 공동 명의도 돼 있는 10억8000만원짜리 이촌동 아파트 자산이 대부분이다.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합리적 정책 조정 능력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경제기획원 시절 공정거래업무를 담당한 인연을 갖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있을 때 2001~2002년, 2006년 대기업 규제 업무를 챙긴 경험도 있다. 노 후보자는 "공정거래 업무가 생소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경험이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 규제를 둘러싸고 재경부와 공정위 사이엔 온도차가 있다. 경제정책 조율 과정에서 재경부는 대기업 규제 강화보다 완화쪽에 서 왔다. 그 흐름의 일부분을 노 후보자가 맡았다.
지난 2006년말 공정위가 추진했던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 도입을 위한 시장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 재경부 정책조정국장 자격으로 참여했던 노 후보자는 반대 입장을 취했다. 과잉 규제, 실현 가능성, 기업의 감당 여부 등이 이유였다.
노 후보자는 경제 민주화를 행태와 구조, 두 축으로 나눠 접근했다. 노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불공정한 시장행태에 대한 규제는 철저하게 해 나가되 시장 구조와 관련한 (개선)조치는 다른 정책과 연동해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쁜 행동에 대해 벌을 주는 것이 기본축이다. "시장 행태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게 굉장히 많다"고도 했다.
노 후보자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등 시장구조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청문회 이후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잘못을 시정하는 문제와 별개로 여러 사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노 후보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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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자는 "대기업 정책은 간단치 않다"며 "파급효과도 생각해야 하고 중소기업도 봐야 한다"고 했다. "경제민주화가 한방으로 될 수 없고 경제민주화가 종합감기약 하나로 되는 게 아니다"고도 했다.
공정위만 대기업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경제 민주화가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정부 차원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후보자는 "부처별로 배치되는 정책이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엮어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민주화 구호보다 경쟁 촉진 기반 마련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조용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가 추천되자 공정위의 모습은 밝다. 후보자 낙마 등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일부 내부 승진의 기대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업무를 잘 아는 관료가 온 것도 기대 이상이란 평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책 이해도가 높은데다 입법 추진력이 강한 정통 관료인만큼 업무에 속도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