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업체 고액체납 명단에 '다수'...'이유는'

귀금속 업체 고액체납 명단에 '다수'...'이유는'

김세관 기자
2013.10.15 22:07

[국감]국세청, 지난 2003-2009년 약 2조 추징하고 징수금은 1.89% 그쳐

머니투데이 DB.
머니투데이 DB.

경기도 파주에 사는 귀금속 업체 00사 대표 K씨는 부가가치세(부가세) 등 총 90억 원이 넘는 세금을 2003년부터 내지 않고 있다. K씨는 금괴를 수출할 때 국내 거래과정에서 부담하는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금지금 제도를 악용해 세금을 탈루했다.

K씨의 이름과 나이, 상호명, 주소, 추징액은 국세청이 공개한 2012년 개인 고액·상습체납자명단에 포함됐다. 액수로만 따지면 발표 명단 중 50위 안에 들 정도다.

K씨 뿐 아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0000상사 A씨(9억 원 체납), 세금 환급만 받고 폐업한 채 도주한 B씨(11억 원 체납),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00골드 C씨(10억 체납), 서울 도봉구에 사는 00사 D씨(9억 체납) 등 다수의 사람들이 금지금과 관련해 세금을 체납하고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금지금 관련 탈세업자들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빈번하게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거 제도를 악용해 부가세를 부정 환급한 이들의 징수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금지금 세무조사 실적.
연도별 금지금 세무조사 실적.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금지금 제도를 악용해 부가세를 탈루한 금 도매업자 총 245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1조9445억 원을 추징했지만 실제 국고로 환수된 돈은 386억 원(1.89%)에 불과했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추징했음에도 실제 이들로부터 징수한 탈루 세금이 미미했고, 이들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됐던 셈.

징수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소위 '바지사장'을 낀 '폭탄업체'에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K씨 역시 세금을 낼 능력이 없는 '바지사장'일 가능성이 높다.

연도별 실적을 살펴보면 2003년 10건을 조사해 1000억 원의 세금을 걷었지만 3억 원 밖에 징수하지 못했으며, 2004년 26건 5142억 원(징수 25억 원), 2005년 31건 4064억 원(징수 6억 원), 2006년 110건 5666건(징수 193억 원), 2007년 35건 1870억 원(징수 4억 원), 2008년 22건 531억 원(징수 2억 원), 2009년 11건 1172억 원(징수 135억 원) 이었다.

정부는 금 유통시장 양성화를 위해 금괴를 수입한 경우는 세금을 면제해 주고 수출을 하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세를 업체에 환급해 주는 금지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금지금 제도를 악용해 수출 단가는 낮추고 변칙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부가세를 환급만 받은 채 폐업하는 일명 '폭탄거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폭탄거래' 업체들은 대표에 바지사장을 내세운 후 금괴를 △수입업체에서 △1차 도매업체 △2차 도매업체(폭탄업체) △3차 도매업체 △수출업체 등으로 유통시키는 일명 '뺑뺑이 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

이 과정에서 '폭탄거래'를 주도한 진범들은 커튼 뒤에 숨고 세금을 낼 상황이 못 되는 '바지사장'만 남게 되는 것.

물론 현재는 과거와 같은 대규모 부정 환급이 일어나기 힘들다. '폭탄거래'를 통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금거래 전용계좌제도',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 '면세금지금 납세담보제' 등의 보완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금지금 악용으로 거액의 부가세를 불법 환급받다 세무조사로 적발된 사례가 2009년 이전에 집중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시 조사대상의 92%가 고발조치 됐다. 징수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부진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거래질서 확립 차원의 조사였다"며 "탈루 세금을 환수하면 더 좋겠지만 못 걷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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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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