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피해구제법 규제 완화… 도입시기도 2015년→2016년 1년 유예
정부가 2015년 1월1일 시행을 추진하던 환경오염책임보험 도입 및 의무화시기를 2016년 1월1일로 1년 늦추기로 했다. 또 기업이 적법하게 시설(사업장)을 가동했다면 배상책임을 묻기 위한 '인과관계 추정'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석유화학업계 등 산업계의 우려를 수용, 대립각을 세웠던 규제 일부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법안 도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환경오염피해 구제에 관한 법' 도입과 관련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계의 우려를 수렴해 전달한 내용을 대폭 수용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환경부와 산업부, 산업계, 보험업계 등은 14일 회의를 열고 실무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은 자동차손해배상책임보험과 같은 정책성 의무보험을 통해 불의의 환경사고로부터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는데 도입 목적이 있다"며 "결코 기업을 옥죄기 위한 수단이 아닌 만큼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부문에 대해서는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법안통과를 목표로 의원입법 형태를 빌어 국회에 제출된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은 유해화학물질 영업시설, 특정 대기·수질 유해물질 배출시설 등 사고위험도가 높은 시설(사업장)에 환경오염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가입을 통해 사고발생시 피해배상에 따른 도산위험 등을 방지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보장하고, 피해보상의 불확실성을 없애 국민의 건강 및 안전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가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부문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시행시기를 기존 2015년 1월 1일에서 2016년 1월 1일로 1년 늦추기로 했다.
그동안 산업계는 2015년 1월 1일 환경오염피해규제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4개 환경 규제법안이 한꺼번에 시행될 경우 연쇄 파급효과로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일부 법안의 시행시기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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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쟁점이 됐던 '인과관계 추정제'도 손보기로 했다. '인과관계 추정제'는 해당 공장이 환경오염 피해를 일으킨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면 명확한 입증이 없더라도 해당 기업에 피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독일과 같이 사업자가 환경 규정 등을 제대로 지켰다면 피해배상 책임을 면해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반영해 환경부는 적법하게 시설(사업장)을 가동하다가 발생한 환경오염사고에는 배상책임을 묻기 위한 인과관계 추정을 배제하는 내용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존 법안에도 법리적으로는 이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산업계의 주장을 반영해 조문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상책임한도 규정도 보다 명확히 정리하기로 했다.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은 환경오염사고의 배상책임한도를 최대 2000억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안전관리기준을 규정을 위반 했을 경우에는 무한배상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산업계는 "다양한 환경 법안들에 무수히 많은 안전관리기준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모든 대상 기업에 무한배생책임을 부담시키는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해 왔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직관적이고 명시적인 안전관리기준을 제시해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환경부는 대·중소기업간 형평성을 고려해 배상책임을 차등화하고, 보험가입에 따른 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세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보험료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