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동 공청회, '쇼' 왜 했나?

[기자수첩]노동 공청회, '쇼' 왜 했나?

세종=정진우 기자
2014.04.13 16:21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신계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위원장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환노위 여당 간사),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야당 간사)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9~10일 이틀 간 환노위 산하 노사정 소위에서 진행한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노사·노정관계 개선' 관련 공청회 내용을 토대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비장한 각오로 얼굴을 맞댄 이들은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데는 공감했지만,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과 보완책 등 세부 시행 방안에서 큰 이견을 보이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통상임금에 대해서도 정의를 어떻게 내릴지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노정 개선안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말에 경제단체 등 현장의 목소리를 비롯, 당내 의견을 더 들어보고 14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15일 노사정 소위 활동이 끝날 예정인 탓에 4월 국회에서 입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사정 소위는 출발 당시부터 노사 자율로 풀어야할 문제를 정치 영역으로 끌고 간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노사정위원회란 사회적 기구가 있는데도 정치권이 이를 무시하고 있는데 대한 지적이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문제를 여러차례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릴 게 뻔한데도 정치권이 '노사정 소위'를 강행한 것은 철도노조 파업 당시 소위를 구성해 '재미'를 봤던 학습효과 아니냐는게 노사문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활동시한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이번 노사정 소위는 소득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공청회 역시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존 입장만 되풀이 했지, 새롭게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노사 모두 "이럴거면 공청회는 왜 열었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쏟아냈고, 일각에선 '정치적인 쇼(Show)'에 불과했다는 냉소를 퍼부었다.

우리나라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1월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돼 한 달 만에 90개 항의 합의사항을 담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도출했다. 당시 노동계에선 정리해고 제도의 도입을 받아들였고, 재계는 노동기본권을 보장했다.

2009년과 2010년에도 사회적 대타협을 도출하면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 정치권의 보여주기식 '훈수' 없이도 노동문제를 해결할 힘이 충분히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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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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