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넘은 '노후댐' 전국 317개…위험시설 느는데 예산줄여

30년넘은 '노후댐' 전국 317개…위험시설 느는데 예산줄여

송학주 기자
2014.05.26 06:51

["잊지 말자 4·16" - '안전이 복지다' <1부>'안전은 투자다'>]<3-2>'노후시설물'

[편집자주]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침몰했다. '안전'에 대한 기본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탓에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안전'에는 둔감했다. 안전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가치란 인식이 사회 구성원 사이에 확산되지 못한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일터에선 9만2000명이 재해를 당했다. 이중 2100여명이 사망했다. 희망과 꿈을 일궈야 할 일터에서 매일 250여명이 다치고 6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연간 18조원이 넘는다. 이 모든 게 '안전'이 비용에 불과하다는 국민적 인식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물질적인 것들을 뛰어넘어 문화적으로도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 행복한 가정과 번영하는 기업, 풍요로운 사회를 위해 '안전'이 복지체계로 정착돼야 한다. 선진 복지문화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행동해야 만들어진다. 머니투데이는 '안전'을 비용으로만 여기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안전이 복지다'란 기획을 마련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시스템부터 우리 생활속 작은 부문까지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그래픽=최헌정
그래픽=최헌정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 용인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최모씨는 지난해 4월 경부고속도로 양재IC 부근 1차로를 시속 80㎞로 지나던 중 도로 한쪽이 움푹 팬 것을 발견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해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핸들로 전해졌고 갓길에 차를 세워 확인하니 바퀴 휠이 휘어져 있었다.

최씨는 "타이어가 터졌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도로공사에 항의했지만 보상받으려면 사고난 지점을 촬영한 사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힘들게 촬영한 후 제출했지만 보상도 못받고 사진찍다 사고날 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서울 지하철2호선 추돌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난 가운데 도로·교량·댐·저수지·상하수도 등의 생활형 SOC(사회기반시설)마저 급속히 노후화돼 이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시설물 안전사고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SOC시설 중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2396개'…C등급 이하 '34.9%'=

26일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리하는 교량·터널·항만·댐·상하수도 등 전국 주요 SOC시설은 모두 6만5687개. 이중 30년 이상된 노후시설물이 3.6%인 2396개에 달한다.

특히 댐, 수문, 제방 등 수자원 인프라의 시설노후화가 심각하다. 전국 539개 댐 가운데 30년 이상된 댐이 317개(58.8%), 50년 이상은 185개(34.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량은 9574개 가운데 560개(5.8%)가 30년이 지났다. 이중 철도교량은 전국 830개 가운데 13.3%인 110개가 50년 지난 노후시설물이다. 터널은 전체 2695개 가운데 30년 이상 128개(4.7%), 50년 이상 30개(1.1%)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2396개 가운데 C등급 이하가 무려 34.9%인 83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댐은 317개 가운데 138개(43.5%)가 C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붕괴된 경북 경주 산대저수지도 1964년에 축조된 D등급 시설물이다.

터널은 128개 중 55개(43%), 교량은 560개 가운데 215개(38.4%), 건축물은 532동 중 138동(25.9%)이 C등급 이하로 드러났다. 해마다 물난리가 되풀이되는 하천의 경우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523개 가운데 무려 48%인 250개가 C등급 이하로 밝혀졌다.

한국시설안전공단 관계자는 "이들 C등급 이하 시설물은 노후화뿐 아니라 균열·부식 등 구조적 결함이 진행돼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50년 이상 노후화율이 34%에 달하는 댐의 경우 지진에 대비한 내진보강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시설물 관련 재난 2년새 49.2% 급증…예산은 11.9% 감소

이에 따라 철저한 유지·관리로 상당부분 근절할 수 있는 인적재난 중 시설관련 재난도 증가세를 보인다. 소방방재청의 '2012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0년 발생한 인적재난은 28만607건에서 2년새 30만3707건으로 8.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후화된 시설붕괴 등 시설물관련 재난은 317건에서 473건으로 49.2%나 늘었다.

하지만 시설노후화에도 정부의 안전관리예산은 시설확충보다 안전관리체계 정비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올해 안전분야 예산마저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올해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7년 13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미네소타교량 붕괴사고의 경우 안전점검 결과 '재시공'으로 판명났지만 비용절감을 위한 보수·보강이 주된 원인이었다"며 "30년 이상된 노후시설물은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철거 후 재시공을 고려해야 하는 등 SOC예산의 지속적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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