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4·16" - '안전이 복지다' <1부>'안전은 투자다'>]<3-2>'노후시설물'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 용인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최모씨는 지난해 4월 경부고속도로 양재IC 부근 1차로를 시속 80㎞로 지나던 중 도로 한쪽이 움푹 팬 것을 발견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해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핸들로 전해졌고 갓길에 차를 세워 확인하니 바퀴 휠이 휘어져 있었다.
최씨는 "타이어가 터졌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도로공사에 항의했지만 보상받으려면 사고난 지점을 촬영한 사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힘들게 촬영한 후 제출했지만 보상도 못받고 사진찍다 사고날 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서울 지하철2호선 추돌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난 가운데 도로·교량·댐·저수지·상하수도 등의 생활형 SOC(사회기반시설)마저 급속히 노후화돼 이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시설물 안전사고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SOC시설 중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2396개'…C등급 이하 '34.9%'=
26일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리하는 교량·터널·항만·댐·상하수도 등 전국 주요 SOC시설은 모두 6만5687개. 이중 30년 이상된 노후시설물이 3.6%인 2396개에 달한다.
특히 댐, 수문, 제방 등 수자원 인프라의 시설노후화가 심각하다. 전국 539개 댐 가운데 30년 이상된 댐이 317개(58.8%), 50년 이상은 185개(34.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량은 9574개 가운데 560개(5.8%)가 30년이 지났다. 이중 철도교량은 전국 830개 가운데 13.3%인 110개가 50년 지난 노후시설물이다. 터널은 전체 2695개 가운데 30년 이상 128개(4.7%), 50년 이상 30개(1.1%)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2396개 가운데 C등급 이하가 무려 34.9%인 83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댐은 317개 가운데 138개(43.5%)가 C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붕괴된 경북 경주 산대저수지도 1964년에 축조된 D등급 시설물이다.
터널은 128개 중 55개(43%), 교량은 560개 가운데 215개(38.4%), 건축물은 532동 중 138동(25.9%)이 C등급 이하로 드러났다. 해마다 물난리가 되풀이되는 하천의 경우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523개 가운데 무려 48%인 250개가 C등급 이하로 밝혀졌다.
독자들의 PICK!
한국시설안전공단 관계자는 "이들 C등급 이하 시설물은 노후화뿐 아니라 균열·부식 등 구조적 결함이 진행돼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50년 이상 노후화율이 34%에 달하는 댐의 경우 지진에 대비한 내진보강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시설물 관련 재난 2년새 49.2% 급증…예산은 11.9% 감소
이에 따라 철저한 유지·관리로 상당부분 근절할 수 있는 인적재난 중 시설관련 재난도 증가세를 보인다. 소방방재청의 '2012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0년 발생한 인적재난은 28만607건에서 2년새 30만3707건으로 8.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후화된 시설붕괴 등 시설물관련 재난은 317건에서 473건으로 49.2%나 늘었다.
하지만 시설노후화에도 정부의 안전관리예산은 시설확충보다 안전관리체계 정비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올해 안전분야 예산마저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올해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7년 13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미네소타교량 붕괴사고의 경우 안전점검 결과 '재시공'으로 판명났지만 비용절감을 위한 보수·보강이 주된 원인이었다"며 "30년 이상된 노후시설물은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철거 후 재시공을 고려해야 하는 등 SOC예산의 지속적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