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안전·수급 안정…올여름 '블랙아웃'은 없다

시설 안전·수급 안정…올여름 '블랙아웃'은 없다

대담= 김준형 부국장 겸 경제부장 기자, 정리= 정진우
2014.06.02 06:00

[머투초대석]조환익 한전사장, 재난관리·취약설비 보강 500억원 투입

#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당인리 서울화력발전소. 서강대교와 양화대교 사이에 위치한 이 발전소 4호기 변압기에서 불꽃이 튀면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불은 7분만에 진압됐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화재는 변압기 옆 스위치에 설치된 낡은 애자(절연체)에서 발생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에서 운영중인 이 발전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다. 1~3호기는 노후로 폐쇄됐고, 4~5호기만 가동이 이뤄지고 있다.

중부발전에선 곧바로 노후 변압기 등을 교체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사고에 대해 "평소 안전점검과 더불어 실질적인 시설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세월호 참사 이전인 지난 3월 ‘전력설비 재난안전관리 대책’을 세웠다. 각 발전 자회사와 사업소를 통해 매일 점검을 지시하고 무엇보다 예산을 대폭 늘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엔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 재난안전관리 점검회의를 통해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다.

한전은 조 사장의 지시에 따라 345kV 이상 변압기 시설, 대형 공사장 등 특정관리대상시설 861개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했다. 예산 500억원을 긴급 투입해, 노후 전선과 변압기 등의 설비를 보강하고 있다. 전국 사업소 1만2000명의 직원들을 동원, 현장 중심의 재난 예방 활동도 벌였다. 조 사장은 "악마는 예고없이 찾아온다"며 "평소에 대비를 잘 하고 있어야 악마가 들어온다고 해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사진= 한국전력
조환익 한전 사장/사진= 한국전력

-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많은데.

▶ 한전도 재난관리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고 취약 설비 보강을 위해 특별 예산 500억원을 추가 편성했습니다. 이걸로 모자란다면 1000억원 이상이라도 지원해 안전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평소에 얼마나 대비하고 예방했냐에 따라 안전한 삶이 주어집니다.

한전은 발전소 연계선로나 국가산업단지 공급선로와 같이 고장 발생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전력설비 등에 1만2000명의 직원을 동원해 특별점검을 했습니다. 화재와 정전 발생이 예상되는 노후 변압기 등 취약설비에 대해선 교체와 보강작업을 진행중입니다.

- 전력수급 안정도 안전의 한 축이죠?

▶전력수급 최대 위기였던 지난해 여름 저를 포함한 전 직원들이 현장으로 나가 절전 캠페인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하루 평균 649만kW 전력량을 줄여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올해도 쉽진 않겠지만, 전력수급에 만전을 기해 정전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할 계획입니다. 조만간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올 여름 수요관리 대책을 내놓고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비상 모의훈련도 시행할 예정입니다.

-밀양에 30번 넘게,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현장에도 7번이나 다녀온 걸로 들었는데, 사장 취임 후 지난 1년6개월 동안 '대책반장'으로 지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 사장 임명 초기에 전력수급 불안, 밀양송전탑 건설, 세계에너지총회 등 현안이 산적했습니다. 진정성을 갖고 현장에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대책반장이란 별칭을 얻은 것 같습니다.

- 밀양 송전탑 건설은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밀양 송전선로 경과지 30개 마을 중 90%인 27개 마을에서 송전탑 건설에 합의 했습니다. 밀양지역 69개소 중 64개에서 공사가 진행중이고요. 현지 주민분들께서 '송전탑 공사는 국민 모두를 위한 공익 사업'이란 생각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준 덕분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3개 마을이 남았는데 진정성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설득할 예정입니다.

- UAE원전 건설도 순조롭게 진행중인가요?

▶ 지난달 20일 박근혜 대통령 방문시 원자로 설치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고, 2017년 5월 1호기 준공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UAE 원전사업은 한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요한 국제 프로젝트인만큼 기회가 닿는 대로 자주 방문해 당초 목표한 적기 준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UAE원전은 한국이 최초로 해외에서 건설하는 원전입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신규원전 건설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계획된 건설공정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 유일의 원전 프로젝트인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습니다.

조환익 한전 사장/사진= 한국전력
조환익 한전 사장/사진= 한국전력

-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에 대한 서울시 방안은 나왔는데, 한전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 한전 본사는 올해 11월 전남 나주로 이전할 계획인데, 현재 부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이전 완료일로부터 1년 이내에 매각해야 합니다. 헐값 매각이나 특혜 시비 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매각 절차를 투명하게 추진할 예정입니다. 매각 방안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결정할 예정입니다.

- 이제 임기 후반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대책반장'을 넘어 '경영자'로서 갖고 있는 비전은 뭔가요

▶ 한전이 전기 하나만 팔아서 먹고 살고 있는데,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신성장동력 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한전은 전력과 관련된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해상풍력, 태양광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가 모두 해당됩니다. 전력을 활용한 다양한 융합 비즈니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한전과 건설사가 힘을 합치면 아파트의 전력 사용량을 85%까지 줄일 수 있는 에너지 효율 주택을 만들 수 있죠. 한전의 비즈니스 모델은 확 바뀌어야 합니다.

- 수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한전이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 지난해엔 원전3기 가동 중단 등 경영 악화 요인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연료가격 안정과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 등 대외여건이 개선된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부채감축 종합 대책을 추진한 결과 6년 만에 최초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자구노력과 흑자전환 성과를 시장에서 인정받아 주가도 2012년 말 대비 30% 이상 상승했습니다. 충분한 금액은 아니지만 배당도 했습니다.

- 어떤 자구노력이 있었나요?

▶ 적자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전력공급 안정성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고강도 긴축을 통해 6282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특히 경영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로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과 성과급 85억원을 반납했고, 한전KPS와 한전기술 등 출자회사 지분매각을 통해 2371억원, 변전소 부지 등 알짜 부동산 매각을 통해 279억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이번 흑자 전환은 한전이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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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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