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올 종료 광역경제권 대체사업 반려… "예타 거쳐야" vs "특수성 감안" 힘겨루기
지역산업의 육성을 위한 예산 5500억여 원 가운데 60%가 넘는 3500억여 원이 내년에 전액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정치권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종료되는 광역경제권선도산업육성사업(이하 광역권사업)을 대체할 경제협력권육성사업(이하 경제권사업) 예산 요구안을 최근 반려했다.
산업부는 당초 기재부에 예산 요구안을 제출하면서 경제권사업을 올해 종료되는 광역권사업의 대체 사업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경제권사업이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 인만큼 신규 사업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에 따라 경제권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의 경우 의무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산업부가 요구한 내년 경제권사업 예산 규모는 광역권사업의 올해 예산 규모와 같은 3500억원으로 원칙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6~10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권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더라도 2016년 예산안에나 반영이 가능하다. 결국 내년 지역산업 육성 예산의 경우 올해와 비교해 적어도 3500억 원 감액된다는 의미다.
올해 지역발전 예산(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규모는 9조3600억 원. 이 중 산업부 몫은 1조3257억 원이고, 다시 실질적으로 지역산업 육성에 투입되는 돈은 약 5500억 원 수준이다. 광역권사업을 제외한 지역특화산업육성사업, 지역거점육성사업 등에 투자되는 예산은 2000억 원에 불과하다.
기재부의 판단에 대해 산업부 측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경제권사업이 기존 지역발전 정책의 맥을 잇는다는 관점에서 신규 사업이 아닌 대체사업으로 분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경제권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부처의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권사업은 이름은 다르지만 지역균형발전, 광역경제권개발 등 역대 정권의 지역발전 정책을 이어나가는 사업"이라며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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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광역권사업은 이명박 전 정부가 노무현 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수정·보완해 지역발전 정책의 골격으로 삼은 사업이다. 2009년 시작해 2011년 1단계가 종료된 후 올해까지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나, 박근혜 정부가 경제권사업을 새롭게 도입하기로 하면서 자동적으로 폐지가 결정됐다.
갈등의 불씨는 국회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역산업 예산이 각 지자체 단위에 나뉘어 투자되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들로써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지역구 국회의원은 246석. 지역구 수로 단순 계산하면 지역구당 14억 원이 넘는 예산이 삭감되는 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 의원은 "지역 예산은 상대적 특수성 때문에 수월성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