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재산 또는 소득 보유 근로자 대상, 현행 지원 50% → 0%

정부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지원하는 고용보험료의 지원 대상을 줄인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를 지원한다는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일부 ‘부자’ 근로자 보험료 지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용보험료 지원 확대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소규모사업장 근로자 중 고액재산 또는 소득 보유 근로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마치는 대로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하반기중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정 규모의 자산과 소득을 보유한 근로자는 고용보험료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현재는 정부가 1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 중 월평균 보수가 135만원 미만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들 고용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의 고용 보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앞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자산을 가진 근로자에 대한 지원이 사라진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고용보험료 지원 대상 근로자 중에서 일부는 지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형평성과 실효성 등 저임금 근로자 지원 사업이라는 법적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고용보험료 지원을 받은 사람중 건물, 토지 등 자산을 10억원 이상 소유한 사람이 2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0억원을 넘는 이들도 8명이나 됐다. 소규모 사업장에 근로한다는 이유만으로 고용보험료 지원을 받는 것은 당초 지원 취지 에 맞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기본적으로 추진 중인 두루누리사업 등 고용보험료 지원 확대 정책과 일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4일 새 경제팀 경제정책방향에서 고용보험료 지원 대상을 현행 135만원 미만에서 14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산 등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정부의 고용보험료 지원 축소에 우려를 드러냈다. 박성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정부가 홍보하고 있는 정책 방향과 역행하는 것"이라며 "보유 재산에 대한 애매한 기준을 가지고 결국 근로자 복지 등에 대한 지원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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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와함께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인적사항의 공개 기준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납부기한이 2년이 지난 고용·산재보험료 등의 체납액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인적사항과 체납액을 공개했는데 기준액이 5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실수로 잘못 납부한 보험금은 사업주가 아닌 근로자에 직접 반환된다. 고용·산재보험료 정산도 고용관계 종료 시 즉시 가능토록 개정된다. 기존에는 보험관계가 소멸한 경우나 매년 1회 정기정산으로 제한됐다.